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58-화운데이션 병 그리고 미미 아줌마의 초대

천마리학 2008. 11. 24. 20:59

 

  할머니랑 아리랑 358

 

*8월25일, 월 -화운데이션 병 그리고 미미 아줌마의 초대 

 

 

 

오늘 아침엔 우리아리가 또 한바탕 엄마와 할머니를 웃겼지.

늘 할머니와 함께 하니까 할머니 뭐든 할머니가 하는 대로 따라하는 아리, 음식도 처음 먹는 것은 이상하다싶으면 안먹고 요리조리 탐색하다가 할머니가 먼저 먹어 보이면서 먹으라고 하면 그제서야 먹고, 처음 하는 짓도 우려움을 가지고 탐색하다가 할머니가 해보이고나면 하고, 무슨 짓을 처음으로 하려고 할 때도 할머니에게 눈빛으로 묻지. 할머니가 '해봐 괜찮아 한번 해봐' 하면 그제서야 시도하고...

암, 아리는 할머니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할머니의 수제자니까^*^


할머니의 크림통을 열고 얼굴에 찍어 바르기도 하고, 언제나 칫솔을 들고 할머니와 함께 양치질 흉내도 내기도 하고 또 할머니의 머리핀을 할머니처럼 머리에 꽂기도 하고 빗으로 머리빗는 시늉도 하고... 뭐든 할머니를 따라서 하곤 하지. 심지어 할머니가 변기에 앉아있으면 옆에서 두 다리를 살짝 구부리고 앉는 자세를 취한다음 입으로 '쉬'하면서 따라하고 어떤 땐 휴지 사용하는 것까지 흉내 내어서 할머니를 배곱잡게 하기도 하는 우리 아리.

 

오늘 아침엔 할머니의 한 손엔 화운데이션 병을 들고 다른 손엔  화운데이션 스폰지를 들고 화장하는 동작을 하더니 끝내 놓지 않고 데이케어에 가면서까지 들고 나서는 거야. 아무리 달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더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버튼을 누룰 때 깜빡하고 엄마에게 주었지.

 

그러니 할머니가 나쁜 짓을 할 수 있겠니?^*^

할머니가 곧 아리의 표본인걸.

 

 

 

 


저녁을 엄마의 중국인 친구 미미아줌마의 저녁초대가 있는 날이지. 근사한 저녁을 가족들에게 대접하겠다고 며칠 전부터 벼르던 거였단다.


6시에 우리를 픽업하러 왔고 아빠는 회사에서 곧장 그리로 왔지.

쉘브르에 있는 고급중국식뷔페레스토랑. 토론토 시내에는 없는 정통 중국식에다가 고급음식을 만드는 유명한 곳이라는구나.


미미아줌마의 두 아들과 여자친구, 미미아줌마의 아버지, 미미아줌마의 오페라 선생님 내외, 그리고 미미아줌마의 변호사 부인 그리고 우리 식구였어.

미미아줌마가 오페라를 배우다니 상상이 되지 않는 놀라운 소식이었어. 9월에 중국인센터에서 공연이 있다고 꼭 오라고 하더구나.


저녁식사는 정말 근사했어.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충 스무 가지가 넘는 코스의 식사였는데 음식이 지금까지 먹어본 기름진 중국식 음식과는 달리 아주 담백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이었단다. 광동식이라더구나.

마치 무국처럼 보이는 윈터 메론요리, 가운데를 도려내어 안에다 메론의 속살을 이용하여 고아낸 것이었지. 고구마를 그물망처럼 모양내어 튀겨서 받침 장식으로 한 위에 얹어놓은 조갯살 요리도 있고, 쌀을 가는 철사망처럼 튀긴 것 위에 커다란 새우 튀김을 얹어놓은 것도 있었고, 가재요리, 조갯살과 버섯요리... 그리고 후식으로 나온 딸기모양의 찹쌀요리와 맹고로 만든 노란 하트모양의 젤리...

음식도 좋았고 주고받는 이야기도 좋은 시간이었지?

 

 

 

 

 

 

참 너도 알지. 오늘따라 너도 모든 음식을 잘도 먹고 잘도 놀아서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칭찬을 받았으니까.

미미아줌마는 너에게 별도로 커다란 트럭과 포크레인 장난감도 선물로 준비하셨더구나.


정말 오늘 저녁엔 우리 아리가 음식도 골고루 다 잘 먹고 사이사이 놀기도 하고 또 마이크를 잡고 '엄마' '아빠' '함머니' '미미아줌마' 하고 부르기도 했지. 실제 마이크로 말하는 것도 첫경험이지?

와, 우리 아린 별거별거 다 잘 하는구나.


끝났을 때는 특별히 우리에겐 따로 음식을 싸놓기까지 했더구나.

그걸로 내일 엄마아빠 도시락을 쌀 거야.

미미아줌마의 배려가 빈틈없어. 그리고 늘 엄마아빠에게 잘 하는 걸 알 수 있지.


땡큐 미미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