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53-젖병 끝, 새처럼 입을 땅에 대고...

천마리학 2008. 11. 9. 12:13

 

 

  할머니랑 아리랑 353

 

*8월18일, 월 -젖병 끝, 새처럼 입을 땅에 대고...     

 

 

 

아침에 데이케어에 가기 위해서 콘도 앞에서 할머니랑 헤어지는데, '함머니, 함머니~' 하면서 헤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며 울어서 엄마가 억지로 너를 안고 가버렸는데 지켜보는 할머니 마음도 아팠단다. 길을 건너가서도 계속 할머니를 바라보며 우는 걸 멀리서 바라보는 할머니도 몹시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단다.

저녁때 엄마에게 들었더니 데이케어에 가서도 처음에 엄마를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어서 엄마가 잠시 놀아주곤 출근했었대.

일주일동안 쉬어서 낯이 설어졌나봐. 하지만 아리야, 데이케어의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니까 잘 놀아야지.


오후에 엄마가 바쁘다고 전화가 와서 할머니가 데이케어에 너를 피컵하러 갔지.

네가 인펜트 룸에서 메리선생님과 놀고 있더구나.

넌 메리 선생님을 '메미'라고 부르지.

너의 웻 타올과 젖병을 받았는데, 이제부턴 젖병을 사용하지 않아야한대. 왜냐면 이를 상하게 할 수가 있다는구나. 밀크도 젖병에 넣지 않고 물컵에 넣어서 마시게 하라는 거야.

  

오케이! 우리 아리가 그만큼 컸다는 거지.

^*^ ^*^

 

 

 

 


데이케어를 나오자마자 할머니가 준비해간 쿠키를 먹으면서 길을 건넜는데 집으로 오지 않고 로저스 센터 쪽으로 할머니를 이끌면서 '베어럴(비아 레일)' '긔차(기차)' '거춰얼(고추레인)'! 하는 거야.

기차를 보러 가자는 거지.

할 수 없이, 아니 아리 네가 가자면 할머닌 항상 꼼짝 못하잖아.

그래서 갔지.

블루제이 다리 위에서 기차를 보고 로저스 센터를 거쳐 CN타워까지 가서 늘 우리가 기차보는 자리 있잖아. 그 자리에서 기차를 보고 앞쪽의 계단을 내려가서 광장에서 쿵쾅쿵쾅 울려오는 흑인 드러머의 드럼을 들으며 몸을 우쭐우쭐, 갈매기도 보고...


참, 아리 네가 곤란한 게 있어.

뭐라고 생각하니?

얼마 전부터 생긴 너의 버릇인데, 땅바닥에 입을 대고 주워 먹는  것.

얼마 전  CN타워 광장에서 비들기랑 갈매기들에게 빵조각을 뿌려주며 놀 때 비들기와 갈매기들이 빵조각을 찍어먹는 것을 보고 흉내를 내더니 그 후부터 너도 할머니가 주는 쿠키나 빵조각을 바닥에 떨어뜨린 다음 입으로 주워 먹기 시작하는 거야.

'아리, 안돼, 더티! 더티!' 하면 멈추기도 하지만 그냥 계속하기도 해서 할머닐 당혹스럽게 하지. 할머니가 말리면 얼른 안 보이는 기둥뒤로 가서 그곳에서 하는 거야. 빙긋 웃으면서.

누가 모를 줄 알고? 할머니가 쫒아가 지적하면 두 발을 동동 구르면서 재미있어하지.

이그, 못 말리는 우리 아리. 장난꾸러기 우리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