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을의 문설주에 기대어
권천학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시인9월도 중반을 넘어섰다. 이때쯤 되면 왠지 모르게 스산해진다. 아침저녁으로 옷자락을 여미게 하는 서늘한 기운이 그렇고, 누런빛이 도는 호박잎이 그렇다. 맹위를 떨치던 여름이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있음이 확연한 가을의 입구, 그렇다고 완연한 가을은 아니다. 환절기, 계절과 계절이 바뀌는 경계이다. 경계는 늘 불안정하다. 환절기 감기처럼 누구나 조금씩 흔들린다. 흔들림은 변화와 변화 사이에서 겪는 몸살기 같은 것. 가을의 문설주에 기대어 사색이 시작된다. 다가올 가을의 희망과 지난 여름의 반추로부터 시작하는 사색, 떠나보낸 것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 찾아올 것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설레기도 한다. 설렘은 경계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모호함을 동반한다.
불어오는 초가을 바람에 마음을 다잡아가며 익혀야하는 호박의 심정을 생각하며 익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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