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UW 북소리서 ‘자본주의’를 말했다
권천학 시인 UW ‘북소리’서 독특한 작품세계 설명 권천학 시인은 서정주 시인의 추천을 받았고, 1987년<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총 13권의 시집을 낸 만큼 이미 작품성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검증이 이뤄진 ‘중견 작가’이다.
그런 권 시인이 지난 20일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의 ‘북소리’행사에 강사로 나와 몇 가지 질문을 주고 받은 뒤 맨 먼저 꺼낸 단어가 ‘자본주의’였다.
‘유명한 무명시인’을 자처하는 권 시인은 “나도 과거에는 서정시를 쓰기도 했다”고 전제하고 “거대 담론을 말하기 전에 우리의 삶은 생물처럼, 그리고 강물처럼 흘러가는 ‘자본주의’라는 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인도 자본의 물결 속에서 예외일 수 없고, 자신의 시 작품의 화두가 이 같은 자본주의 속에서 겪는 현실이나 모순, 피폐,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발표 작품인 ‘안녕하십니까?-자본주의에서 길을 잃다’라는 시를 낭독하며 “날로 잘살게 되고 첨단, 글로벌, 지구촌으로 가는 세상에서 우리는 저녁에 안녕하면, 그 다음날 아침에도 안녕한지를 모르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분50초’란 시에서는 주로 저개발국이 주생산지에서 노동력의 착취로 이뤄진 커피가 선진국에서는 분위기 좋게 가장 많이 소비되는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권 시인은 “결국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시인들이 시를 쓰는 목적은 빨리, 그리고 편리하게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니며 느리게 사는 것도 절대 느린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권 시인은 영한대역 시집인 <사람은 꽃몸살>(영문제목ㆍ Love is the Pain of Feverish Flowers)을 지난 달 서울에서 펴냈다. 자신의 외동딸인 김하나씨가 영어로 번역해 하버드대 민 챕북 번역대회에서 우승한 작품 17편이 실려 있다. 이청초 화백이 시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그린 삽화도 같이 담았다.
대학 1학년 어머니 품을 떠나 유학 길에 올랐던 김하나씨는 최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UBC 대학 아시아 도서관장을 지냈으며 4월부터는 토론토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날 북소리 행사에 남편과 두 자녀를 동반한 김씨는 2008년7월 미국 의회도서관이 독도 명칭을 ‘리앙쿠르 바위섬’으로 바꾸기 위해 회의를 열려고 하자 이를 무산시키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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