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부 벌 목 일 지
너는 누구냐?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비명소리가 들렸다 꿈도 잠도 산산이 부서져나갈 만큼 서릿발이 서는 단말마였다 아직은 더 서 있어야 할 나무의 밑둥에서 피가 흘렀다 요절하는 목숨의 밑둥에서 숨막히는 아픔이 불꽃을 뿜었다 보고있을 수 없을 만큼 안타까워서 소리를 질렀다 너는 누구냐? 푸른 목숨을 텅텅 잘라내는 너는? 다음 순간 벌어진 눈과 입 놀라움을 닫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 벌목 당해 나간 이웃의 나무가 친구의 목숨을 무자비하게 찍어내는 독오른 도끼의 든든한 자루가 되어 돌아오다니 나도 언젠가 친구의 목을 자를 칼날의 자루가 되거나 믿는 사람의 뒤통수를 치는 쇠망치의 앞잡이가 될 수 있다니
아! 나무 속에 흐르는 동물성의 피여! 저주여! 나무이기를 포기하고 싶다
|
'권천학의 시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아직사과씨속에 있다 연재20회-사슬나무 (0) | 2013.06.06 |
---|---|
연재19회 나는 아직 사과씨속에 있다-나무십자가 (0) | 2013.05.30 |
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연제 17회-타임캡슐 (0) | 2013.04.03 |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연제16회-탈출 (0) | 2013.03.31 |
나는아직 사과씨속에 있다-앵벌이- 연재 제15회 (0) | 2013.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