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나는아직사과씨속...연재2-휘몰이

천마리학 2013. 2. 19. 10:07

 

 

 

 

 나무테마 연작시 연재

  <제2회>

 

1 부 휘몰이

 

 

?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212966 : 나의 군번

211366 : 나의 위패번호

47-8-502 : 나의 위패 카드 번호

나에게 붙여진 숫자일 뿐 내가 아니다

 

조창호 : 나에게 붙여진 기호

1950년 연세대 1학년생으로 어머니의 권유로 자원입대

육군직속포병 101대대 관측담당 소위로 625에 참전

1951910일에 중부전선에서 전사

그러나 나는 죽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무능한 펜을 휘둘러 만들어낸 거짓 기사다

 

강원도 인제 전투에서 중공군에게 포로가 되어 북한에 억류, 1952년 월남기도 실패, 13년간 교화노동을 선고받고 강제노역 당함, 19777월까지 아오지의 지하막장에서 광부로 일하다가 진폐증 2기와 뇌졸중에 걸림, 1993년경부터 압록강변에 숨어살면서 탈출기회만 노림, 104일 조선족 동포의 도움으로 도강, 중국 국경의 달라츠 광산 청구시 심양시를 거쳐 대련항에 도착, 밀항을 시도 실패 거듭, 19941022일 새벽 5시에 다시 도전, 23일 새벽1시경 군산항 서남쪽 80마일 서해 상에서 표류 중 남한 수산청 소속 어업 지도선에 의해 구조됨, 아직도 나는 숨을 쉼,

여기까지가 내 목숨의 슬픈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나는

45년만에 탈출성공!

43년 동안의 최장기 소위! 라는 기록 보유자가 되었고

누군가의 양심을 따끔거리게 하는

알바늘이 되었고

역사의 그늘을 보게 하는 눈물이 되었다

 

귀환 후 중위로 승진 전역함

이것이 미안해진 국가가 내게 베푼 보상이다

 

도대체 나는 어디 있을까?

어디 가서 나의 삶을 찾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