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설법 * 권 천 학
침묵도 너무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앞마당 뒷마당 할 것 없이 몸속의 절 한 채까지 몽땅 흰 눈이 덮어버렸다
쉿! 묵은 내장 속의 기왓장 들썩일라 발 없는 바람도 걸음을 죽인다
케케묵은 등골로 시간이 타고내리던 지붕까지 몽땅 덮어 누른 흰 눈 봉래루 설선당의 돌계단 틈새로 스며 그나마 오래 고여 단단해진 침묵들도 화닥닥 입을 다물어버린다
희다 검다 뜨겁다 차다 다 가소롭다
비로소 절간이 된 풍경 앞에서 가슴 속 깊이 닻을 내리고 있던 티눈 박힌 생각 하나 움찔 목울대 너머로 삼켜 버리고 핏물이 배도록 입술을 깨문다
희디흰 설법 위에 찍힌 새 발자국 보일락 말락 언뜻 스치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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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설법 * 권 천 학
침묵도 너무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앞마당 뒷마당 할 것 없이 몸속의 절 한 채까지 몽땅 흰 눈이 덮어버렸다
쉿! 묵은 내장 속의 기왓장 들썩일라 발 없는 바람도 걸음을 죽인다
케케묵은 등골로 시간이 타고내리던 지붕까지 몽땅 덮어 누른 흰 눈 봉래루 설선당의 돌계단 틈새로 스며 그나마 오래 고여 단단해진 침묵들도 화닥닥 입을 다물어버린다
희다 검다 뜨겁다 차다 다 가소롭다
비로소 절간이 된 풍경 앞에서 가슴 속 깊이 닻을 내리고 있던 티눈 박힌 생각 하나 움찔 목울대 너머로 삼켜 버리고 핏물이 배도록 입술을 깨문다
희디흰 설법 위에 찍힌 새 발자국 보일락 말락 언뜻 스치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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