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52-아리 입이 크려나? 스트레스? 갓김치. 뮤제디엄

천마리학 2012. 12. 25. 11:08

 

 

 

*2011년 12월 22(목)-아리 입이 크려나? 스트레스? 갓김치. 뮤제디엄

952.

Celsius4°~-1°, Rain.

 

여전히 시간에 쫒기는 아침.

엄마는 도리를 데려다주고 나서 맛사지를 하고 왔다.

할머니는 밥을 앉혀놓고, 저녁에 먹을 순대볶음 용 야채준비를 해놓고 카이로프락터에 다녀오기 위하여 12시에 출발, 엄마가 집에 돌아오기 전이었다.

카이로프락터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블루어 코리아타운으로 갔다. 한국식품점에 가서 부동산 신문을 보기 위해서였지만 없었다. 다른 서너 가지 한국신문을 챙기고 E마트에 가도 없었다. 마침 신선한 갓이 있어서 갓김치 담글 요량으로 5단을 사왔다.

주간 부동산에 원고 주는 일을 엄마는 반대했다. 시시한 신문이라는 이유. 하지만 사람을 돕기 위해서··· 라고 말했지만 할머니도 찜찜하다. 왜냐하면 그러잖아도 바쁜 시간에 기획한 소설쓰기와 이미 써놓은 작품들 정리에도 쫒기는 입장에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당분간 유지하다가 적당할 때 그만 두어야지.

 

 

 

 

 

 

 

갓김치 담그고 저녁준비 하기 위해서 엄마 혼자 아침처럼 아리와 도리를 둘 다 픽업하라고 했다. 할머니는 갓김치 담그고 순대볶음 준비를 마치고 났을 때 다시 허리가 아파오고 온몸이 뻐근하다. 엄마와 아리도리보다 아빠가 먼저 퇴근해왔다.

엄마가 아리를 데에케어에서 픽업할 때 재니 선생님으로부터 아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약간 걱정스러워했다.

재니 선생님과 아이들이 동물 이름붙이기 게임을 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아리에게 울프(woolf)이름을 붙여 불렀더니 아리가 싫다고 하면서 울더라는 것이다.

왜 그런가 물었더니 자신은 울프가 싫다고 하더라는 것.

그 외에도 다른 날과 달리 매우 센스티브했다는 것. 입이 아파선지 가끔 입을 크게 벌려가면서 말이 없고, 놀면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으려고 하고, 이상하게 짜증스러워 하더라는 것 등.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참고로 알려주면서 집에서 혹시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더라고 한다.

아무 일도 없다. 있다면 어제부터 입 주위가 부르터서 입술 주의로 번져서 갈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입이 아파서인지 가끔 입을 크게 쩍쩍 벌리곤 한다. 아마 입술 주위가 굳는 것 같고 불편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또 한 가지 있다면 아리의 생일을 앞으로 당겨서 한 것이 그만 아리에게는 시들해져버린 것이다. 게다가 어제 아리 생일 날 데이케어에 케잌을 보내지 않은 점. 엄마는 예사로 생각했던 일이다. 재니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가져오는 학부모도 있고 안가져 오는 학부모도 있다고.

그러나 그것이 케잌을 가져와서 여러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오늘은 누구누구의 생일이라고 공표가 된다. 요 며칠 사이 케빈, 라이언 등의 생일이었다고 아리도 여러 번 말했었다. 진저 브레드 맨 과자도 가지고 왔었다.

아리는 반 친구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데다 같은 12 월생이 서너 명 있는데, 그 아이들이 며칠 앞서기도 하고 바로 전날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아리의 생일은 아무 말 없이 넘어가니까 어쩌면 그것이 아리에겐 서운한 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생일을 앞당긴 것도 엄마의 철저함 때문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아무리 앞당겨서 일요일에 생일명목으로 아이맥스 영화 관람 까지 하고 점심도 몽골리안 그릴에 가서 했지만, 당일일 21일 저녁에 저녁식사를 생일파티로 해주면서 선물주고 해야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일요일 저녁에 집에 오자마자 저녁식사를 생일파티로 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그 시간은 좋았지만 지나가면 그뿐,

 

 

 

 

 

 

생일의 의미보다는 선물 받는 일이 좋아서 목을 매는 아리에게 미리 엄마아빠는 미리 선물 준다는 언질을 해놓으니(이 부분에 대해서도 엄마아빠가 너무 호들갑스럽다는 것이 할머니 생각이다. 아이를 좀 견디게도 하고, 참을성도 기르려면 기다리게 해야 하고, 부모가 먼저 진중할 필요가 있다. 어떤 땐 엄마아빠가 할머니와 경쟁이라도 하듯, 기분 좋은 말을 아리에게 먼저 하곤 해서 아이를 달뜨게 만든다. 마치 할머니에게 선수를 뺏길까봐 그러는 것이 역력하다. 그럴 땐 할머닌 어이없다. 말 하자니 꾸중 같아 싫을 것이고 안하고 있으니 아이를 경박하게 만드는 것 같고··· 참 어렵다! 그래도 많이 소통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집이 이러니 대화가 적은 다른 집은 어떨까? 그래서 이러니저러니 늙은 부모들의 한탄어린 말들이 실감이 간다.) 아리는 그저 선물, 선물..., 결국 그것은 아리를 낚는 미끼가 될 뿐이다. 물론 엄마야 잘해주고 싶어서 그러는 걸 충분히 안다. 하지만 할머니의 의견을 물어보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그냥 엄마의 생각으로 아빠까지 일사천리로 통과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의 성격이고 보니 뭐라 말할 수도 없을 때가 많다.

 

 

 

 

 

 

평소에 입술이 잘 마르고 찬바람이 불 때만 되면 부르터서 립밤 신세를 져야한다. 영낙없이 엄마를 닮았다. 입술이 굳을 때마다 침을 바르니 당장을 좋은 것 같지만 결국은 입술이 더 트고 까칠해진다. 해마다 겪는 일이다. 요즘도 입술에 자주 립밤을 발라주며 침 바르지 말라고 수시로 일러보지만 립밤 바르는 것을 꺼리고 침을 자주 바른다. 립밤을 발라주면 할머니 옷에 문질러 닦아버리곤 한다.

 

어제부터 증상이 심해지더니 입술 주변이 갈색화하고 양 입술 귀쪽은 심한 편이다. 그래서 입을 쩍쩍 벌리곤 했다. 바세린을 발라주긴 하는데 잘 바르지 않으려고 해서 바를 때마다 애를 먹는다.

하여튼 아리가 무슨 스트레스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