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42- 창작 바나나송! ‘체크 앤 고우!’ 플레이 데이트!

천마리학 2011. 8. 27. 01:16

 

 

 

*2011년 5월 1일(일)-창작 바나나송! ‘체크 앤 고우!’ 플레이 데이트!

 

 

우중충한 회색 날씨.

오전에 아리가 갑자기 ‘드라이 망고’를 먹겠다고 떼를 쓴다.

“할머니, 물렁물렁 맹고, 노우, 아이 원트 딱딱맹고!”

다음에 사놓겠으니 오늘은 집에 있는 과일을 먹자고 달래어도 계속 고집을 피운다. 아리는 평소에도 고집이 세다. 소비즈에 가면 발견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런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소비즈에 함께 갔다.

아리는 스쿠터를 타고. 지난 번 아리의 네 살 생일에 할머니가 선물한 스쿠터를 타고 밖으로 나가긴 처음이다. 아직 익숙하지 못해서 위험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조심시키며 타고 가게 했다.

“체크 앤 고우!”

건널목에선 평소처럼 ‘체크 앤 고우!’를 철저히 지키게 하면서. 어떤 땐 잘 되지 않아서 할머니의 가슴을 조이게도 하지만 그래도 길에서 달릴 땐 언제나 길 끝에서 스톱! 하는 건 버릇이 들어 다행이다.

 

 

 

휴런파크의 모래놀이

 

 

 

소비즈에서 드라이 망고는 발견치 못하고 커다란 베이글을 고르더니 덥썩 그것부터 먹는다. 식빵과 초컬릿 밀크 그리고 사과와 바나나 등을 샀다. 계산하는 동안 로비에서 먹고 가자고 하기에 먼저 가서 자리를 잡으라고 했더니 스케이드 보드를 가지고 가서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할머니를 불러댄다. 초컬릿 밀크를 먹을 스트로우를 뽑으려 하니까 키가 안 닿는다는 것이다. 기다리라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에 아리는 늘 그렇듯이 또 로또 복권 칸에서 용지 몇장과 몽당연필을 뽑아 테이블로 가서 그리기 시작한다.

 

“하와이, 하와이, 우리 러브 하와이~ 바나나 바나나 우이 러브 잇 바나나!”

오랜만에 방치한 우크렐레를 들고 자작 노래가사을 만들어 붙이며 노래를 하는 아리.

 

 

 

언제나 제이든을 만나면 즐겁다.

휴런 데이케어의 친구인 제이든.

 

 

 

“와, 아리가 노래를 멋지게 부르는구나. 우크렐레도 잘(?) 치고···”

칭찬했더니 바로 장난기 발동. 가사가 바뀌면서 아리의 에드립이 시작된다. 할머니와 엄마더러 자기가 부른 다음 따라부르라고 한다.

“바나나 바나나 우이 러브 잇 바나나!

“바나나 바나나 우이 러브 잇 바나나!”

엄마와 할머니가 따라하지 않으면 따라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따라하면 할 때마다 가사가 바뀐다.

“바나나 바나나 우이 러브 잇 바나나! 앤 커피!” 가

“바나나 바나나 우이 러브 잇 바나나! 앤 웻 타올!”로 바뀐다.

따라 부르면서 할머니가

“응? 웻 타올? 말도 안 돼! 이잉!”

바뀐 가사를 따라 부르면서 할머니가 놀라워하면 그게 재미있어서 했더니 자꾸만 이상한 것으로 바뀐다.

“바나나 바나나 우이 러브 잇 바나나! 앤 코딱지! 앤 코구멍!”

할머니가 놀라워하면서 익살을 떨면 뒤로 넘어갈 듯 웃으며 재미있어 한다.

으이구, 장난꾸러기 아리!

 

 

 

다른 데이케어인 몬테소리의 선생님인 알렉스 선생님,

놀이터에서 알게 되었지만 아리가 잘 따르고 선생님도 아리에게 잘 해준다.

아리와는 이미 친구가 되었다!

 

 

 

 

아빠가 뮤라노 콘도 일을 마치고 2시경에 돌아왔다.

2시 40분, 아빠 엄마와 아리 도리가 집을 나섰다. 제이든 엄마의 초청으로 플레이 데이트를 하기 위하여 제이든네 집에 갔다.

날씨가 우중충하긴 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아서 바람도 쏘일 겸 운동 삼아 걸어갔다. 제이든의 집은 HCC 근처이다.

 

도리는 요사이 자꾸만 부쩍부쩍 크는 느낌이라는 말을 엄마로부터 듣고, 그럴 때 마다 매일 함께 있는 엄마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할머니가 말한다.

그만큼 도리가 잘 자라는 증거이다.

이제 만 5개월이 되었는데 그동안 선물로 받은 옷들을 입지 못하고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오늘도 제이든 집에 갈 때 에디뜨가 보내 준 회색 원피스를 입혔다. 꽉 맞다. 한 번씩이라도 입어나 보게 하자면서.^*^

도리는 정말 잘 놀고 잘 웃는다. 혼자 있으려고 하지 않고, 또 엄마나 할머니가 이야기 하면 대답하듯 옹알옹알 한다. 요람에 누워있지 않으려고 할 때는 몸을 구불텅 구불텅 뒤틀며 앙앙댄다. 팔로 안아 올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제 스스로 허리춤을 들어올린다.

 

 

 

잠시 호흡을 정리하며 아리와 제이든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할머니 또한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담았다.

 

 

 

또 대화를 그냥 주고받다가 어느 정도 되면 일으켜 달라는 몸짓과 옹알이로 표현

을 한다. 말을 못해서 그럴 뿐, 일어나게 해달라는 것, 일, 함께 놀자는 것, 때때로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해 옹알이 하는 것 등을 알 수 있다.

가만히 누워있으면서도 할머니가 피카부~ 한다거나, 제 몸을 움직여주면서 이야기하면, 진지하게 들으며 화답하듯 환하게 웃곤 한다.

도리야, 어서 어서 자라서 말을 배우렴!

 

 

다섯 시 반쯤에 돌아왔는데, 아리가 엉엉 울고 있다.

언제나처럼 더 놀고 싶어서 그렇단다. 정말 우리 아리는 놀이의 신이 들린 것 같다. 놀고 놀고 또 놀고 놀아도 늘 노는 일이 부족한 우리 아리!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