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601-아리의 추억사진

천마리학 2010. 9. 27. 07:11

 

할머니랑 아리랑 601

<사진토크>

이번엔 지나간 아리의 추억사진으로 꾸민다. 왜? 할머니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하늘섬>이야기

할머니가 사는 5층을 <하늘섬>이라고 부르지.

발코니에 간이 의자 위에 앉으면 하늘과 가끔 하늘을 가로질러가는 비행기와

저만큼 관악산의 푸르른 봉우리들이 보이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란다. 

한때, 할머니를 따르는 네 엄마의 친구들이 모여 <딸들의 모임>을 가졌었지.

매월 모이는 <딸들의 모임>을 봄 여름 가을에는 바로 <하늘섬>의 발코니에서 파티를 가졌단다.

진짜 딸인 네 엄마는 외국에 있어서 멀리 전화로만 참석하곤 했지.

그 때 할머니를 '시엄마(시를 쓰는 엄마)'라고 부르는 딸들 4명과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모두 할머니가 성품이나 특징에 맞게 이름을 지어주었단다.

바이올린니스터 '꽃반지', 풀륫티스트 '이쁜이', 서울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샤론',

중학교 영어교사인 막네 '니꼴라이', 그리고 악기제작의 장인을 꿈꾸며 지금 이탈리아에서

바이올린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있는 '괴태'였지. 

매달 한 번씩 만나 딸들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춘 할머니의 시낭송을 하고, 딸들이 제각각

악기 연주를 하고, 노래도 하고, 초대된 할머니의 시인 친구들의 노래나 시낭송 등도

벌어지곤 하는 정말 즐겁고 흥겨운 파티였단다.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

언제 생각해도 아름다웠던 그 시절! 할머니에겐 그렇게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지.

그 <하늘섬>에 드디어 2007년과 2008년에 우리 아리가 왔었지. 2007년에는

어린 아기였는데 그 여름에 처음으로 할머니가 우리 아리에게 수박을 먹였고,

수박을 먹이다가 큰덩어리를 삼키는 바람에 할머니가 기절할 만큼 놀란 일도 있지.

그리고 2008년에 다시 왔을 땐 우리 아리가 조금 더 커서 아장아장 걸어서 <하늘섬>의

발코니에 걸어나가 밤하늘의 별도 보고, 튕클튕클 리틀스타~ 하면서 춤을 추기도 했었지.

 

그때의 추억들을 사진 속에서 찾아보자꾸나!

 

<하늘섬>에서의 아리.

할머니 침대 위에서 해바라기 꽃을 입에 물고 뛰노는 아리!

할머니의 분홍조끼가 아리에겐 롱코트였지^*^

 

벽에 걸린 네 엄마와 할머니의 사진이 보이지?

창 밖의 어둠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는 우리 아리.

아마 밤을 그때 처음 알았을 거야.

^*^

 

 

이게 뭘까?

<하늘섬> 발코니로 나가 장독대를 처음으로 만져보는 아리.

 

 

할머니가 가꾸는 <하늘섬>농장의 호미도 만져보고...

 

삽도 만져보고...

 

 

 

튕클튕클 리틀 스타~
노래를 시작하는 아리.
 

 

 

하오아이 원더 웟유알~

 

동편하늘에서도 서편하늘에서도~

맞다, 그때 아리는 영어만이 아니라 한국어로도 그 노래를 부르곤 했지.

 

 

할머니 핸폰은 완전히 아리의 장난감이었지.

버튼을 누를때마다 나는 전자음이 신기해서 눌러대던 아리.

보이지? 끝없이 찍히는 아라비아 숫자들.

37536334869257654867938679576893...............

 

 

휴대폰의 버튼 누르기를 멈추지 않는 아리 때문에 결국 휴대폰이 망가졌었지.

그래도 이뻐!

 

                                                                                                            

    

그 겨울에 토론토로 떠나고 한국에 혼자 남은 할머니와 화상통화를 시작했지.

맨 처음 화면에 할머니 모습이 나타나자 '할머니이~' 하면서 다가가서 만지는 아리!

 

 

 

 

 신기한 듯 키보드(자판)를 들여다보는 아리!

 

          할머니가 안양집에서 알(R)~하면

아리는 토론토집에서 키보드의 R을 찾아 누르고

 

 

할머니가 케이~ 하면 아리가 키보드에서 k를 찾아 누르고... 그무렵 아리는 알파벳을

다 인식하고 있었지.

 

 

 

뽀뽀! 하면 화면에 대고 뽀뽀 하는 아리! 엄마아빠와 행복한 모습도 보여주고,

 

 

할머니에게 전화한다고 수화기를 드는 아리!  그리고 뜀판으로 들어가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리였지. 그런 아리가 지금은 많이 자라서 4개월만 지나면 4살이 되는구나.

아리야,

건강하게, 씩씩하게, 밝게, 잘 자라거라.

깨어

푸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