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탈모

천마리학 2009. 10. 9. 23:19

 

 

 

 

탈모

 

權 千 鶴 (시인)

 

 

 

 

 

 

 

낙엽이 진다

11월,

한 살이 마치고 때가 되어 돌아가는 길목

 

한 계절 때늦어 돌아 못 가는 발길

눈물겹다

 

활활 타올라 하늘에 이르고 싶은

시간의 심지에

이루지 못한 꿈들이 뽑혀 나와

제 몸에 불 지르며 소신 공양하는

해거름

 

한 웅큼의 꿈도 이루지 못해

앓다 지친 잎

거울 속 천길 낭떠러지

절벽 앞에서 숨 놓아버린

잎 잎 잎

꿈 꿈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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