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64-8월 6일 목-할머니의 자장가

천마리학 2009. 8. 17. 16:06

      할머니랑 아리랑 464

 

 

 

*7월 23일 목-할머니의 자장가.

 

 

 

아리는 아기답지 않게 초저녁에 잠을 자려고 하지 않고 늦게까지 놀려고 해서 가끔 엄마로부터 ‘할머니 닮았다’는말을 듣기도 했는데 요즘도 마찬가지. 어젠 11시가 되도록 놀자고 해서 시간을 끌었다. 어떤 땐 자자고 하면 그래도 아쉬워서 흥정을 걸어온다. 말 인형들을 품에 가득 모아 안고는

“고우 투 벳, 할머니, 오케이?”(침대로 가져가기로 해요 할머니)

좋아, 하고는 침대로 가면 침대 위에 널어놓고 ‘프레이 할머니’하고 외치며 놀자고 해서 한참을 놀아주느라 할머니를 애먹이기도 한다.

 

잠이 들 때까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아리와 번갈아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아리가 피곤해져서 거의 잠이 들것 같은 마지막엔 자장가를 불러주는데 할머니가 작사한 노래를 불렀지. 그러다 보니 할머니가 불러주는 주로 자장가는 슈벨트의 자장가와 브람스의 자장가, 그리고 마무리는 언제나 할머니가 작사한 자장가였지. 그러다 보니 할머니가 아는 자장가는 모두 외국곡이라는 걸 깨달았단다. 할머니가 작사한 것이야 물론 가사는 한국어지만 곡은 클레멘타인에 붙여 부르게 되고말야.

 

한국 자장가를 한 가지 생각나는 게 있긴 하지만 군데군데만 생각날 뿐, 완전히 아는 자장가가 없으니.

둥둥 아기 잠 자거라, 우리 아기 자거라, 하늘 나라 선녀들이... 하는 노래가 생각나긴 하는데 거기까지 뿐이라서 그 다음엔 적당히 가사를 지어 부르면서도 이것이 정말 한국자장가인지 아닌지도 확실히 모르겠고.

 

금자동아 은자동아, 금을 준들 너를 사랴, 은을 준들 너를 사랴... 이것이 할머니 어렸을 적에 들은 기억이 있긴 한데 끝까지 모르고 곡도 정확하지 않아서 할머니 스스로 작사 작곡까지 다 해가면서 부르곤 하지.

 

물론 오래 되어서 할머니가 잊어버리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완전한 우리의 자장가를 가르치지 않은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단다.

 

 

 

 

 

 

우리집의 발코닌데요.

제가 지금 뭐하고 있게요?

 

 

 

 

 

 

 

할머니의 작사 자장가는 수시로 조금씩 바뀌는 것이 특징이지.

어떻튼, 할머니의 자장가를 들으면서 편안히 잠드는 우리 아리. 편한 잠 자고 무럭무럭 자라주렴.

 

<클레멘타인 곡으로>

우리 아리 친구들은 정말 정말 다정해요.

잠 안 오고 심심할 땐 모두모두 찾아오죠.

아리 친구 천사친구 하늘 마차 타고 와서

꿈나라행 날개옷을 하늘하늘 입혀주죠.

아리 친구 달님친구 쪽배 타고 노 저어서

금빛 은빝 달빛가루 잠가루로 뿌려줘요.

아리 친구 별님 친구 윙크하며 달려와서

반짝반짝 별나라 소식 소곤소곤 들려줘요.

아리 친구 꽃님 친구 방긋방긋 다가와서

향기로운 꽃 이불을 포근 포근 덥어줘요.

아리 친구 바람친구 바퀴 타고 달려와서

산들산들 봄바람을 머리맡에 불러줘요.

아리친구 모두모두 아리 곁에 지켜 앉아

아리 모습 자는 모습 예쁜 모습 지켜봐요.

 

높고 높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

은하수에 미역 감은 아기별이 잠자지

포근 포근 할머니 품에 누가 누가 잠자나

도깨비가 놀러 와서....

 

 

 

 

 

 

피스타치오를 꺼내고 있답니다.

할머니가 이곳에 숨겨놓으셨거든요.

 

 

 

 

 

 

 

 

여기서 아리가 노우~ 하면, 할머니가 그럼 누구?

아리! 하고 아리가 대답하면, 아리? 아리가 누군데?

그러면 아리가 ‘할머니 손자’, 할머니가 아하, 그렇구나 도깨비는 안 되지 하고

 

포근 포근 할머니 품에 모스키토가...하면

 

여기서 아리가 노우~ 하면, 할머니가 그럼 누구?

아리! 하고 아리가 대답하면,

아리? 아리가 누군데? 그러면 아리가 ‘할머니 손자’,

할머니가 아하, 그렇구나 모스키토도 안 되지 하고 고쳐 부른다.

 

 

 

 

 

 

보세요. 여기도 숨겨놓으셨네요.

할머닌 장난꾸러기라니까요.

제가 못 찾을 줄 알아요? 히히히

 

 

 

 

 

 

 

포근포근 할머니 품에 우리 아리 할머니 손자

예쁜 아리가 잠자지

 

이 구절을 후렴으로 이용하지.

 

우리 동네 뒷동산에 누가 누가 잠잘까?

깡충깡충 숨바꼭질 아기 토끼 잠자지.

<후렴>

골목길의 느티나무 누가 누가 잠잘까?

지즐 지즐 노래하던 아기새들 잠자지.

<후렴>

우물가의 풀잎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에서 물길러 온 이슬방울 잠자니.

<후렴>

앞마다의 마루 밑에 누가 누가 잠잘까?

쫄랑쫄랑 꼬리치던 강아지가 잠자지

<후렴>

넓고 넓은 밤바다엔 누가 누가 잠잘까?

철썩철썩 파도아래 아기진주 잠자지

<후렴>

우리 동네 강가에선 누가 누가 잠잘까?

집게발로 장난치던 아기게가 잠자지

<후렴>

 

이렇게 자장가를 계속 하다보면 어느 새 아리는 잠에 빠지면서 냠냠냠.

잠결에도 할머니가 다둑다둑하면 그 낌새를 느끼고 만족한 듯 편안하게 잠을 깨지 않고 계속 자는 아리.

할머니는 자는 네 모습을 들여다보면 행복해진단다. 이렇게 예쁜 천사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하고 말하면서. 너도 가끔 그 소리 듣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