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62-챕터스

천마리학 2009. 8. 13. 15:39

      할머니랑 아리랑 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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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금-쳅터스에 두 번째 가다 

 

 

 

날마다 오후가 되면 데이케어에서 너를 픽업한 후 여러 곳을 다녔지. 웰링턴 프라자, 카우공원, 씨엔 타워. 하버프론트, 뮤직 가든, 컨벤션 센터, 유니온 역, 로얄 호텔, 그리고 쳅터스…

매일매일 할머닌 아리를 데리고 갈 곳을 찾아내느라 신경을 많이 쓴단다.

 

오늘은 쳅터스(Chepters)에 갔었지.

할머니가 데이케어에서 너를 픽업하면서 너에게 물었지.

“오늘은 우리 어디 갈까? 엘리펀트? 씨엔 터워? 하버 프론트?”

깜빡깜빡 생각하더니

“북스”

그러는 거야. 그래서 챕터스로 향했지. 오늘은 두 번째지.

어제 처음으로 갔었는데 거기 가서 알파벳 카드와 곰돌이 인형과 동화책을 보며 놀았었지.

팔 물건인데 아리는 묶여있는 리봉까지 풀게 해서 할머니가 눈치 보면서 했단말야.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넌 그저 기분이 좋아서 소리 지르며 좋아했지. 마음을 조리면서도 기분이 좋아.

 

 

 

챕터스 3층의 서가 앞에서

 

 

 

 

또 어른 곰아저씨와 베이비 곰돌이의 이야기가 있는 동화책도 봤지. 그런데 아리는 그저 그림만 보고 대충 넘기는 거야. 할머니가 해주는 이야기도 귓등으로만 듣는 것 같아.

아직은 깊이 생각하거나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겉으로만 훓어보고 마는 너에게 집중하도록 유도해보지만 아직은 잘 안돼.

또 아리의 머리통만한 곰돌이 저금통이 네 개 있었는데 그것들을 몽땅 가져다 창틀위에 놓고 놀이를 했지. 블루 한 개. 레드 한 개, 오린지 두 개.

 

그리고 오는 길에 옆 건물의 윈도우에 어른 키보다 더 큰 지브라가 있는 것도 발견했었지. 블루와 블랙의 줄무늬가 있는 지부라.

살펴봤지만 간판이 눈에 띄지 않아서 뭐하는 곳인지 할머닌 잘 모르고 다만 안쪽을 들여다봤더니 어둡운 곳에 어떤 한 사람이 앉아있는 것만 보고 그냥 돌아섰었지.

 

그런데 오늘 다시 ‘북스’에 가자고 하는 거 보니까 관심이 있나봐.

 

 

 

 1층의 창가에서

 

 

 

오늘은 어제 본 알파벳 카드를 한 번 홇어내고, 그리고 곰돌이 놀이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두 개 뿐이었어. 블루와 오린지 한 개. 아마 그 사이 두 개는 팔렸나봐.

그러고 오늘은 에스카레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지. 사실은 할머니의 두통이 심해서 커피를 마셔야 할 상황이었지.

스트롤러를 아래층에 두고 우리만 올라가려고 했더니 아리 네가 극구 가지고 올라가려고 떼를 써서 어렵사이 가지고 올라갔지.

그런데 할머니가 거기 있는 스타벅스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주문하는 걸 보고 기어이 아리커피도 달라고 떼를 써서 메뉴를 살펴봤더니 어린이용 음료로 초컬릿 티가 있었지.

함께 주문하는 것을 보고 아저씨가 네가 귀엽다면서 말을 걸곤 했지.

 

우리 둘이 커피와 초컬릿 티를 놓고 에스카레터 옆의 한적한 테이블에 마주 앉았는데, 네가 얼마나 기분좋아하는지…

할머니 잔에 뜨거운 초컬릿 티 잔을 들어 쌍떼! 하면서 조금씩 마시는 네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에스카레터 옆에 서서 올라오는 사람들마다 하이! 헬로우!를 외치기도 하는 너를 보는 사람마다 헬오우! 하오아유? 하고 응답하기도 했지.

 

 

 

 

2층의 DVD룸의 무대위에서.

할머니랑 함께 둥둥 당당당!

 

 

 

 

 

 

초컬릿 티와 곁들여서 할머니가 준비해 간 토스토와 김밥을 다 먹어치우는 우리 아리! 정말 좋아!

 

디비디 플레이스에 가서 거기 있는 헤드폰들을 차례로 머리에 걸고 음악감상도 했지. 흘러나오는 음악에 따라 궁둥이도 흔들기도 하고, 손뼉을 치기도 하고, 몸을 흔들기도 하고, 다리를 들어올리기도 하면서 신나하는 너, 정말 귀여워.

 

할머니 두통은 에스프레소 덕분에 싹 가셨지만 시간이 8시가 되어 돌아가자고 해도 넌 싫다고 하는 거였어. 아주 재미있나봐.

그래도 내일 다시 오자고 달래어서 겨우 나왔지.

 

 

 

 

 2층으로 오르는 에스카레이터

아빠랑 함께

 

 

 

돌아오는 길에 그 지브라도 또 한참 들여다 보았지.

집에 돌아온 후 아빠에게 물었더니 그곳이 나이트 클럽이라는구나. 그래서 그렇게 안쪽이 어두웠던 모양이야.

지난 번 아빠 친구들이 왔을 때 거기 갔었다는구나.

 

어때? 아리?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지?

할머닌 날마다 힘은 들지만 네가 좋아하고, 네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으면 그만이란다.

알았지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