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32-낙서쟁이 색깔공부 시작

천마리학 2008. 10. 5. 04:15

 

 

    할머니랑 아리랑 332

 

*7월14일 월-낙서쟁이 색깔공부 시작     

 

 

아리, 네가 낙서쟁이인거 알지?

거실 벽이며 할머니 노트며 문이며 책상이며 의자며 달력이며...할 것 없이 볼펜으로 그어놓았잖아.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 먹고 땡..."

하면서 할머니가 흰 종이 위에 얼굴 그림을 그려놓으면 넌 잽싸게 '아리, 아리'라고 하지.

바나나를 그리면 '바나나', 사과를 그리면 '아과', 나비를 그리면 '으아비', 손을 그리면 손을 내밀며 '온', 발을 그리면 발을 내밀며 '알'... 그리곤 이내 '아리 아리~'하면서 할머니 손에서 볼펜을 뺏어들고 그어대기 시작하지.

그것도 큰 공부란다.

 

 

 

 

 

 

그런데 색깔공부를 어떻게 할까?

할머니 방에서 하지.

할머니방에서 노는 것도 엄청 좋아하는 우리 아리. 그 덕분에 할머니 침대의 시트며 벽이며 책이며 온통 볼펜으로 낙서투성이. 성한 곳이 없잖니. 심지어 엄마가 할머니방 침대머리에 붙여준 낙서용 종이도 그어대고 찢어버렸잖아.

그건 그렇다치고, 할머니 방에서 노는 것도 엄청 좋아하는 우리 아리, 어쩌다 엄마아빠가 데리러 오거나 끼어들면 싫어하면서 '바이바이~' 밀어내고 엄마아빠가 삐져서 돌아가면 침대에서 내려가 앞뒤문을 꼭꼭 닫고 올라와서 좋아서 히히히 웃곤 하지.

그런 거 보면 우리 아리 소견이 훤하다니까.^*^


할머니 물건이 성한 게 없을 뿐만 아니라 다 아리꺼지. 아리 맘대로니까.


색깔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빨리 말해달라고?

조그만 반지상자에 들어있는 색색가지 조그만 실패를 아리의 손가락에 끼워주지.

그러면 넌 신기한 듯 호기심 어린 눈으로 손을 내밀고 가만히 있어.

빨강, 파랑, 노랑... 색 이름을 말하면서 열손가락에 다 끼우고 나서 할머니가 두손을 펴고 손가락을 움직이며 '반짝반짝 작은별~' 하고 노래를 부르면 너도 실패 낀 열 손가락을 움직이며 '바약바약 자아벼~'하며 따라 부르지.

그렇게 시작했는데, 참을성이 없는 네가 갑자기 손을 모두 털어버리는 거야. 실패들이 모두 침대 위아래 여기저기로 흩어졌어.

"어머나어머나 이게 무슨 짓이야?"

하면서 실패를 주워모았더니 그게 재미있었던지

"어머나머나..."하면서 까르륵, 그리고는 손가락을 펴 내미는 거야. 다시하자는 거지.

반복했지.

다 끼우면 노래하다가 털어내고, 어머나머나...  다시 끼워주면 반짝반짝 하다가 털어내고... 싫증날 때까지 반복하지. 그러면 색깔공부 끄읏~

 

 

 

 

 

 

 

네가 싫증나면 하는 말.

"함머니, 바코니~ 함머니, 바코니~"

발코니로 나가자고 하면서 먼저 침대에서 내려가지.

그 다음의 우리 놀이터는 발코니에서 계속되지.

아래층의 짝눈뱅이 고양이도 불러 놀고, 기차도 보고, 바토(보트-불어)도 세어보면서...


우리 아리, 낙서쟁이, 장난꾸러기, 에너제틱, 익사이팅베이비...

다 좋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