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경의선시험운해에 즈음-<DMZ>

천마리학 2007. 6. 10. 05:38

 

 

경의선 시험운행에 즈음하여.....

 

 

  

 

   DMZ 

           ―휴전선․1


                       權    千    鶴



끝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눈물도 없는 마른 슬픔은

아직도 목에 걸려

꺼억꺼억 흐느끼는데

그 기막힘을 새들도 아는지

무시로 쫑알대고


얼레에 감긴 채

목 졸린 기다림은

줄 떨어진 연(鳶)에 매달려

하염없이 빈 하늘에서  떠돌고

그 막막함을 시냇물은 누워서도 아는지

155마일의 긴 옷자락을 연신 흔들어대고


파워 게임의 덫에 걸린

짐승의 지친 몸뚱어리

아직도 치료되지 않은 채 굳어있는

큰 짐승들의 선명한 이빨자국

그 억울함을  바람도 기억하는지

간간이 휘파람을 불어 올리고


피도 흘리지 않는  전쟁과

대치하고 있는

보이지는 않는 또 다른 전쟁

속 보이는  꼼수놀음을

이미 다 알고 있는 나무는

숨죽이고 서서 지켜보고 있다


모든 것은 지금 막 진행 중이었다


 

 

끊기지 전의 마지막 기관사 한준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