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 권 천 학
내 안에 있는 여러 개의 방
여닫힘도 모르면서
삐그덕 삐그덕 들락거리고
까탈스런 내 선잠 위에 자리를 펴고도
늘어지게 잠을 자는
나를 뽑아 감고 다니면서도
닫힌 문 안에 고이는
쓸쓸함 같은 건 알 바 없어
쓸쓸함을 더해주는
내 구덩이에 똥 퍼부어가며 넝쿨 뻗는
두루뭉실 호박 같은
헐거우면 헐거운 대로
조이면 조이는 대로
조석으로
내 게으름을 탓하며 챙겨주는
양말목 같은 아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가정의 달 5월, '부부의 날'에 부부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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