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어느 어머니날의 삽화(揷話)화(揷話)

천마리학 2020. 5. 10. 01:42







 













    어느 어머니날의 삽화(揷話) * 권 천 학

     

     


    오랜만에 다니러 오신 외할머니와 두레반에 둘러앉았다

    생선구이 접시에서 모락모락 갓구운 고등어 냄새

    외할머니 앞에 신경 써서 차려진 반찬을 점검하고서야

    엄마는 우리들 사이에 끼어 앉으셨다

    요리조리 젓가락질로 생선살을 발라먹기 시작했다

    늘 하던 대로

    대충 발라먹다 남은 가시를 엄마 앞 접시에 놓았다

    갑자기 밥상위에서 번개가 쳤다

    왜 그래 할머니?”

    외할머니 젓가락이 내 젓가락을 내리쳤다

    니 애민 괴기 묵을 줄 모리나?”

    엄마도... 알지, 그런데... 왜?"

    크단한 덩치보면 시집도 가겠구만 어찌 그리

    “그게 어때서요 할머니?

    그런데 와 가시만 주노? 니 입만 입이고?”

    “엄마가 좋아하신다니까... 늘 그래왔는데...”

    니 애민 생선살 먹으믄 입 돌아 간다드노? 엉?”

    오늘은 일부러 덜 발라먹었는데...”

    뭐라꼬? 말만 한 지지배가 우째 고걸 모리노?”

    할머니의 젓가락이

    과녘을 향한 화살이 되어 밥상 위를 그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엄마도 생선을 좋아하신다는 걸

    그리고

    외할머니도 엄마처럼 새끼를 낳은 어미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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