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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식용견 문화 이젠변해야

천마리학 2018. 6. 30. 10:48





한국의 식용견 문화 이제는 변해야”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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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8-06-29 16:04


도살 위기의 식용견 구조, 밴쿠버 입양 행사 열려 내달 7일 밴쿠버 UBC 인근에서 개최

“최근 한국에서 식용목적의 개 도살에 대한 위법 판결이 나왔습니다. 개식용 금지를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한국 인천 부천지법은 지난해 10월10일 부천의 한 개농장에서 식용 목적으로 개를 전기충격으로 죽인 사건에 대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리고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아직도 한국 전역에서 보신탕집이 성행하는 현 상황에서 개를 도살한 개농장 주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이 판결이 뒤늦게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일제히 이 판결을 환영하고 보신탕 업소 집단 고발에 나서겠다고 하는 반면 식용견 업계는 농장주가 재판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결과라고 맞서며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달 7일 밴쿠버에서 한국 식용견 입양 행사를 개최하는 비영리단체 ‘Free Korean Dogs’ 대표 박은정씨 또한 이 판결이 한국에서 식용견 문화를 근절하는 법 제재의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매년 한국에서 식용견으로 200만 마리가 넘게 도살되고 있습니다. 저희 단체는 토론토를 베이스로 지난 2015년부터 운영되고 있습니다. 반려견과 식용견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식용 문화가 사라지고 한국인의 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최종적 목표입니다”   

토론토 교민 김씨는 이번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행사 취지와 단체를 알리기 위한 런치와 입양을 동시에 진행한다. 지금까지 토론토와 뉴욕 등을 중심으로 입양 행사를 가져왔는데 밴쿠버에서도 많은 한인들의 문의가 있어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활성화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7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밴쿠버 UBC소재 그래이트 댄 커피(6011 Walter Gage Rd)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밴쿠버 예일타운 키웨스트 리조트(1033 Marinaside Crescent)에서 런천 행사가 있다. 주최측은 밴쿠버 커뮤니티에 식용견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행사에 대한 협조를 위해 봉사자와 후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밴쿠버에는 지금까지 50여 마리 정도를 입양 보냈습니다. 모두 한국 개농장에서 구조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5마리의 구조견들이 참가하는데 6개월 전 대구 칠성 개소주집에서 구한 강아지들입니다”

현재 비행기편과 숙소 등 행사와 관련된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박씨는 일을 시작한 지 3년째인 올해 들어서 한국의 많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개농장이나 도축에 대해 당당한 입장을 보이는 업주들이 많았어요. 한국의 음식 문화라며 오히려 구조활동을 비웃거나 윽박지르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이제는 그래도 우리 요청과 제안을 들으시는 분들이 늘어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처음에는 한국 개식용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단순히 시작한 일이지만 도살 직전의 공포에 떨던 개들이 구조되어 캐나다에서 새로운 생을 맞이하는 경이로운 모습에 힘들지만 갈수록 더 큰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Free Korean Dogs’에서는 여건이 마련될 때마다 한국을 방문해 도살 위기에 처해있는 개들을 구조해 캐나다로 데려오고 있다. 소형견일 경우 비행기를 함께 탈 수 있어 200달러의 추가 요금을 내면 되지만 덩치가 큰 식용견은 화물로 부쳐지는데 이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또 구조를 한다 해도 입양처를 구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치료를 못하면 안락사 등 결국 불행히 삶을 마감하게 되는 식용견의 처지에 아직도 힘들 때가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씨는 “이제 토론토 지역에서는 수의사, 개인 후원자 등 많은 봉사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밴쿠버 커뮤니티에도 식용견 입양과 행사 취지가 자리 잡힐 수 있도록 많은 한인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의 www.freekoreandogs.org

한편 현행 축산법상 가축으로 정의된 개를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개정안 통과를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가 10만명을 돌파했다. 

26일 기준 '개 고양이 식용종식 전동연(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란 제목의 청원은 10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수십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끔찍하고 잔인하게 죽어가는 개와 고양이만이라도 제발 식용을 종식시켜 주시길 청원한다"며 지난 5월15일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축산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어 "개정안이 통과하면 개식용 업자들의 유일한 법적 명분이 제거되고, '모든 개는 동물보호법상의 반려동물'이 되어 도살은 불법이 되고 개농장과 보신탕은 사라지게 된다"며 "개식용을 종식시킬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축산법상 개는 가축으로 분류돼 식용으로 키우는 행위가 합법이었다. 그러나 허가 받은 작업장에서만 도살할 수 있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개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개를 죽이는 행위가 무법상태에 놓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이상돈 의원이 발의한 축산법 개정안을 비롯해 지난 20일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 고양이 등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명시되지 않은 동물을 도살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개식용 문제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이번 청원에는 일반 시민은 물론 배우 김효진, 김민교, 가수 오종혁, 조권,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등 유명인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청원은 내달17일 마감된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 토론토에서 열렸던 식용견 입양 행사 사진-Free Korean Do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