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작별 * 權 千 鶴
내 집 앞을 지나는 길목에 가을이 들어서고 있다 벌써 땅으로 내려와 색을 털어내고 겸손하게 엎드린 별들과 당신의 영토 담장 아래 읊조리고 있는 가을꽃들의 경배를 받으며 가벼이, 가볍게 지나가시라
싹 틔워 꽃 피우고 열매 맺느라 수고하셨으니 또한, 거두어들이게 허락해 주시고 이제 빈 손 털고 계시니,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는 언약만을 심중에 묻어주시니
눈시울에 어리는 물기마저 소슬바람에 날리며 사삭 사삭 사사삭 사뿐히, 눈부시게 가시라
|
'권천학의 시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봄폭설 (0) | 2016.05.10 |
---|---|
시-단풍 (0) | 2015.11.01 |
위안부들을위한시-나비되어 날아라! (0) | 2015.07.24 |
시-바람의 애무-권천학 (0) | 2014.12.22 |
시-나는 삭제되고있다 (0) | 2014.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