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위안부들을위한시-나비되어 날아라!

천마리학 2015. 7. 24. 03:03

 

 

http://www.koreatimes.net/index.php?mid=kt_opinion&category=403777&document_srl=1798550

 

-캐나다 한국일보

 


poetry.gif

 

나비되어 날아라! * 權 千 鶴

 

 

딸아!

, 사람의 딸아!

우리 누이야!

얼마나 춥고 힘들었느냐!

뼛골 쑤시는 검은 역사의 밤을 견디느라

얼마나 외로웠느냐!

 

 

오래 걸려 날은 밝았으나

아직도 먼동

어느 한 귀퉁이 그늘 드리워진 새벽이다

그러나 기어코 봄은 왔다

 

 

무쇠 바퀴 달리던 침목 아래 틈서리에서

갸날피 솟아오르는 실뿌리 한 올

그 대궁이에 노란 민들레 꽃

피워 올리는구나

 

 

나물 뜯던 봄 언덕에 나풀나풀

냉이 꽃 피던 보리밭 이랑에 남실남실

바람결 스치기만 해도 볼 붉어지던

순결한 작은 여자

 

 

찢어진 치마폭, 가슴의 멍울

어찌 잊을까만, 이제는

피눈물로 여몄던 치마폭 다시 펼쳐

햇살 가득 품어 안으렴

그 따스함으로 피멍울 풀어내고

이 봄날

나비 되어 화사하게 날아오르렴

딸아!

, 대한민국의 딸아!

우리 누이야!


발행일 : 2015.06.02

 

 

'권천학의 시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단풍  (0) 2015.11.01
시-눈부신 작별  (0) 2015.11.01
시-바람의 애무-권천학  (0) 2014.12.22
시-나는 삭제되고있다  (0) 2014.12.14
시-키보드에서 배우다  (0) 201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