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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마실봄 특집;시- 2H₂+O₂=2H₂O 외 1편/권천학|

천마리학 2014. 4. 2. 00:49

 

 

 

문학마실의 봄 특집

 

http://cafe.daum.net/mhmasil

 

(시) 2H₂+O₂=2H₂O 외 1편/권천학|

 

2014.03.31. 21:01

 

 http://cafe.daum.net/mhmasil/ZaV/26 

 

 

 

 

2H₂+O₂=2H₂O

權千鶴

 

 

산소 같은 여자와 수소 같은 남자

둘이 만나 물이 되었다

상큼한 꿈과 투명한 힘

고운 꿈의 여자와 폭발하는 힘을 가진 남자가

제각각 다른 이름으로 아득히 떠돌다가

어느 바람 부는 날

부딪쳐 소리 내고

부딪쳐 빛을 내면서

서로 뭉쳐

스미고 섞이면서

씻어주고 품어주면서

하늘에도 같이 오르고

선인장 가시에도 함께 이른다

엉기지 않았던들

한 여자와 한 남자로

각각의 미립자 너와 나로

꿈 없는 꿈과 힘없는 힘으로

무의미의 세포로 떠돌았을 것을

운명의 어느 날

푸른 여자와 뜨거운 남자가 만나

물이 되었다

물이 되어

구름 위에서도 살고

꽃잎에서도 머문다

 

 

 

곡우(穀雨)

권천학

 

 

그 무렵만 되면 허기 진 짐승이 된다

 

춥고 어두웠던 불면 탓인지

잠을 들볶는 악몽이 잦고

태기의 신열로 들쑤시는 잇몸에서

재발하는 염증이 무성하다

 

누워있던 뼈들이 일어선다

숨어있는 칩들이 살갗을 뚫는다

터진 곳 마다 촉이 돋느라 근질거린다

손톱을 갈아 핏물이 베어나도록 긁어댄다

생살을 찢어서라도 허기를 채우고 싶다

천당과 지옥이다

 

솟아난 뻐드렁니를 밑둥에 박고

부스럼딱지 들추고 솟구치는 힘으로

나무의 피를 마셔댄다

털로 가린 곳이 불끈불끈

심장바닥에서 피 올리는 소리 쿵쾅쿵쾅

폭발할 것만 같다

 

햇볕도 웃자란다

쟁깃날이 튄다

허기와 갈증

새 순을 꺾어먹어도 양이 차지 않는다

꽃눈을 으깨어 즙을 마셔도

갈라진 혀가 젖지 않는다

 

지독한 태몽이다

피비린내 풍기는 입덧이다

곡우, 그 무렵만 되면

암내 짙은 짐승이 되고 만다

 

  

 

약력

 

*현대문학 데뷔

*진단시 동인 역임,

*한국전자문학도서관 웹진 ‘불루노트’ 발행(2000~2006)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2008년)

*하버드대학교주최 번역대회 우승(시 [2H₂ +O₂ =2H₂O]17편,번역:김하나).(2008)

*코리아타임즈 주최 한국현대문학번역대회 시 부문 우승. 번역:김하나, 모크린스키(2010년)

*경희해외동포문학상 대상 수상.(단편 [오이소박이](2010년)

*현재:

*문예가족 동인,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협 회원, 국제PEN클럽 회원, 캐나다문인협회 회원.

*한국사법정의실천연대 대표논객.(현)

*‘캐나다한국일보’와 ‘캐나다뉴스-부동산캐나다’의 고정 칼럼니스트.

 

*저서: 시집[그물에 갇힌 은빛 물고기]외 9권/ 편저[속담명언사전]/

 

 

E-mail: im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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