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3(일)-Green Bricks Park, 단어놀이, 똑똑대장 890 Celsius 12°~9°, 9시am 현재 6°. Cloudy.
Green Bricks Park에서 카라네 가족과 만났다. 오후 1시경. 재숙이모와 헌이이모 그리고 카라. 도리의 빨간 색 자켓을 선물로 받았다. 아리는 조그만 양 인형을 카라에게 선물로 주었다. 카라가 지난번 볼 때보다 많이 크고 야물어졌다. 눈썹도 약간 옅어지고 피부는 희어져 밝아보였다. 곧잘 웃기도 했다.
힘빠져 보이는 뱀. 토론토에서 처음으로 본 뱀이다. 언젠가 할머니 친구 로사나의 남편으로부터 토론토엔 뱀이 없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단풍이 정말 곱고 풍경이 아름다웠다. Green Bricks Park는 생태환경을 잘 살려 보존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의미 있는 공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길가 풀 섶에서 죽은 듯이 몸을 늘이고 있는 뱀을 보았다. 캐나다엔, 토론토엔 뱀이 없다고 들어 그런 줄 알았는데 오! 동면 짐승들이 모두 겨울 잠자러 들어가야 할 시기가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이렇게 풀숲에 늘어져있다니. 어쩌다 시간을 놓쳐서 추위에 이렇게 늘어져 있는, 길 잃은 뱀 아닐까? 토론토에 뱀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다. 할머니가 가장 싫어하는 동물이 뱀인데, 이젠 마음 놓고 즐기던 토론토의 풀밭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동면에 못 들어간 뱀이 가엾기도 했다.
공원 앞마당에서 초코밀크로 우선 추위부터 달래고. 벌써 가을의 서늘함이 옷속으로 스민다.
공원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Logos에 들려 튀김통닭 한 마리와 핏자로 저녁식사. 아리의 스펠링 테스트를 하면서 차안에서의 시간을 보냈는데, 아리는 ‘똑똑대장’이란 말에 대하여 상당한 집착을 보인다. book, big, banana, ice, ball, dog, go, good, stop, 등··· 열 서너 개 정도다. s,n,o,w, 에서 막혔다. 다른 단어를 문제로 내달라고 ‘통과’를 했다. 그래서 이번엔 c,a,n,a,d,a. 아는 사람? 하고 할머니가 말했을 때 아리는 머뭇거리고 엄마가 눈치를 봐가면서 ‘저요!’하고 손을 들었다.
도리는 엄마품에, 카라는 스트롤러에.
아리는? 하고 할머니가 말했지만 아리는 대답을 못했다. 그래서 할머니가 엄마, 말해보세요 하고 지적했고 엄마가 캐나다다예요 하고 대답했다. 오, 엄마가 아주 똑똑해요 하고 할머니가 말하는 순간이었다. 아리가 큰소리를 지르며 떼를 쓰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엄마에게 ‘똑똑’이란 단어를 쓴 것 때문이었다. “엄마, 안 똑똑, 아리 똑똑” 하며 울부짖는 것이다.
마치 한국의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아리는 여전히 재숙이모에게 장난을 걸고...
그 말이 통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트집을 잡으며 생떼를 쓴다. 롱고스의 주차장에서 내릴 때까지도 떼,떼. 엄마가 맞췄으니까 당연히 ‘똑똑’이고 아리는 못 맞췄으니까 ‘똑똑’이 아니라고 했지만 통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도 몸부림이다. “그럼 다른 문제를 내서 다시 해보자!” 할머니가 그렇게 말했지만 아리 왈, 엄마가 이미 말해버렸기 때문에 싫다는 것이다. 헛! 롱고스 안에 들어서자마자 쌓여있는 호박이 보였고, 아리가 호박의 스펠링이 뭐냐고 물었다. p,u,m.p.k.i.n, 그리고 여러 개 있으니까 스(s),
모처럼 재숙이모가 셔터를 눌렀다. 덕부네 할머니도 찍혔다. 아리는 여전히 비누거품 놀이중.
아리가 그 단어로 아는 척 하려고 했는데 엄마아빠가 저만큼 사라져버렸다. 또 떼를 쓰며 바닥에 딩굴다시피 한다. 다시 엄마아빠를 불러오고, 스펠을 읽게 하고··· 겨우 진정시켰다.
아리는 ‘똑똑대장’이라는 자신의 별명에 대단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선지 ‘똑똑하다’는 말을 다른 사람에게 붙이면 적극적으로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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