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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유난히 멍이 자주 드는 아이

천마리학 2011. 10. 21. 14:02

 

 

 
유난히 멍이 자주 드는 아이
입력 2011.10.21 09:14
어딘에 살짝 부딪히거나 넘어지기만 해도 멍이 심하게 드는 아이들이 있다. 멍이 잘 드는 체질이 따로 있는 걸까. 멍은 넘어지거나 외부의 충격을 받아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생긴다. 모세혈관에서 새어나온 피가 피하조직에 고이면서 뭉치게 되는 것. 뭉친 피 속의 붉은색 적혈구는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검붉은 색으로 변하면서 피부색과 혼합돼 퍼렇게 보인다. 퍼런색의 멍은 시간이 지나면서 황색으로 변하는데, 산소를 얻지 못한 적혈구가 파괴되며 적혈구에 들어 있던 황색 색소인 빌리루빈이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터진 혈관이 복구되고 혈액이 정상적으로 흐르면 파괴된 적혈구가 다시 혈관 속으로 흡수되면서 멍이 사라진다.

이런 멍은 누구나 들 수 있지만 특히 피부가 얇을수록 남자아이보다는 여자아이가 멍이 잘 드는 편이다. 모세혈관이 약한 아이 역시 마찬가지. 물리적 충격에 의해 든 멍은 대부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터진 혈관이 복구되면서 색깔이 옅어지고 혈액의 흐름도 정상으로 되돌아온다. 특히 피부의 콜라겐 층이 얇은 눈가나 정강이 등에 멍이 잘 드는 것은 혈관이 약하거나 피부와 혈관 사이가 가까워 혈관이 터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상을 당한 적이 없는데 갑자기 다리 양쪽에 멍이 든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런 경우는 혈관에 심한 염증이 나타나 피부조직이 괴사하는 '괴사성 혈관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 괴사성 혈관염의 초기 증상이 바로 양쪽 다리에 자줏빛 멍이 나타나는 것. 심해지면 다리가 무거워지고 통증이 생겨 오래 서 있거나 걷기가 힘들어진다. 더 악화되면 다리에 멍이 많이 나타나며, 궤양이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병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우며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혈액 응고에 문제가 있는 질병이 있는 경우에도 이유 없이 멍이 들 수 있다. 바이러스 등에 의해 혈소판이 감소하는 특발성 혈소판감소증, 패혈증처럼 심한 감염증에 걸린 경우도 혈액응고인자와 혈소판이 감소하기 때문에 멍이 생긴다.

◆ 멍든 부위 관리법

냉찜질 후 온찜질을 한다

멍이 들면 염증성 부기나 뜨거운 느낌이 사라지기 전까지 하루 이틀 정도 가벼운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혈관을 수축시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막고 멍이 넓게 퍼지지 않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3일째부터는 부기나 뜨거운 느낌이 사라지므로 냉찜질 대신 온찜질을 해주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는다. 멍든 곳에 영양과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고 고여 있는 노폐물도 신속히 제거돼 멍이 빨리 없어진다. 단, 뜨거운 온열치료나 핫팩은 더 붓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할 것.

가볍게 마사지해준다

멍든 부위를 가볍게 마사지하면 피가 잘 흘러 대식세포의 이동 속도가 빨라져 멍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는 체내에 쌓인 노폐물이나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 이물질 등을 잡아먹는다. 마사지를 하면 대식세포가 멍든 곳으로 잘 이동해 파괴된 적혈구를 먹어 멍이 빨리 빠지는 것. 단, 과도한 마사지는 약해진 혈관을 다시 터트려 멍을 더 넓어지고 오래 남길 수 있으니 '가볍게' 하는 게 요령.

멍든 부위를 심장 위치보다 높이 둔다

팔이나 다리에 멍이 들었다면 심장보다 높은 위치로 팔,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베개를 1~2개 쌓고 팔, 다리를 올려놓을 것. 심장보다 높은 위치로 들면 손상 부위로 피가 몰리는 것을 막아 멍을 빨리 없앨 수 있다.

비타민 K가 함유된 연고를 적당량 바른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를 도와주고 모세혈관의 결합 조직을 강화시켜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한다. 혈관 내 노폐물을 제거해 피를 빠르게 흐르게 해서 멍든 피부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 달걀 마사지의 진짜 효과는?

멍든 부위를 달걀로 문지르면 빨리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달걀에는 멍을 푸는 데 효과적인 성분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달걀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응고된 피를 풀어주는 효과는 있지만 거의 미미한 편. 달걀이 멍을 흡수해서 삶아보면 파랗게 나온다는 얘기도 사실 무근이다. 달걀은 원래 너무 오래 삶거나 삶은 후 바로 찬물에 담그지 않고 두면 파란색으로 변한다. 시간이 지나면 흰자위 속의 황 성분이 노른자위 속의 철과 화합해 황화철이 되면서 푸른색으로 변하는 '녹변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가벼운 달걀 마사지는 괜찮지만 세게 하거나 오래 하면 혈관이 계속 열리게 되어 멍이 더 커지고 오래갈 수도 있다. 민간요법으로 알려진 소고기나 무즙을 멍든 부위에 붙이는 방법 역시 의학적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기획: 박솔잎 기자 | 사진: 이성우 | 도움말: 김영훈(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