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보

육아-할머니들 허리 휜다!

천마리학 2011. 8. 30. 20:04

 

 

[화제포착] “내 손자·손녀니까 외면할 수 없어…”

                                                                              
<앵커 멘트>

요즘 집집마다 흔한 고민거리 중 하나가 바로 자녀 보육 문제죠.
맞벌이가 늘면서 정도 차는 있어도, 이야깃거리가 많으실 겁니다.
요즘엔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께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은, 그러다보니 때아닌 황혼 육아전쟁에 시달리기도 하신다네요.

이지연 아나운서, 여유로운 황혼은 먼 얘기일 뿐이라고 호소하는 할머니들이 적지 않다죠?

<리포트>

네, 그렇습니다.
정부는 계속해서 새로운 보육정책들을 발표하고 있지만맞벌이 부부들은 여전히 답답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보육 시설에 보낸다 해도 이용 시간이 제한적인 데다 비용도 만만치가 않고요.
그러다 보니, 당장 봐 줄 사람이 없는 손자 손녀를 외면할 수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거절할 수도 없고... 계속 돌봐주자니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할머니들의 힘든 일상을 들여다 봤습니다.

지난 금요일, 경기도 부천의 한 공원입니다.
여기 저기 유모차를 끌고 나온 할머니들이 눈에 띄는데, 맞벌이 하는 자식을 대신 해 손자, 손녀를 돌보는 분들입니다.

맞벌이 하는 딸의 아이를 봐 주고 있다는 할머니를 찾아갔습니다.

아이를 달래보려 동화책을 읽어 보지만~ 아이는 오히려 울면서 떼를 씁니다.
이럴 땐 그저 하자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놀이터행인데요, 이러니 얼마 전부터 관절염이 더 심해져서 많이 아프시대요.

한시도 쉬지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미운 네 살!
따라다니기만도 벅차 보입니다.

사정이 비슷한 다른 집 상황은 어떨까요?
바쁜 아침, 맞벌이 하는 며느리 대신 손자, 손녀의 세수를 챙기는 것부터 할머니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8시가 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서는데요,
먼저, 4살 손녀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이어서 인근 유치원에 손자를 데려다 줍니다.

이제 좀 쉬실까요?
아니죠~ 집안일은 원래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거잖아요.

어느새 오후 5시.
시간 맞춰 기다렸다 아이들을 데려와야 합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늘 신경을 곤두세운 모습이시죠?
집에 오자마자, 손자, 손녀 간식을 챙기는 할머니.. 슬쩍 속마음을 비치셨는데요.

정말 끊임없이 일을 하십니다.
열심히 사는 아들 부부를 돕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몸도 마음도 지치는 건 막을 도리가 없겠죠.
현실이 이렇다 보니 할머니들의 뒤늦은 육아 고통을 덜어주는 시도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한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업 현장입니다.
할머니들이 많이 모여 계신데 뭔가 열심히 배우시는 것 같죠?
엄마 아빠와 달리 세대차가 많이 나는 할머니들은 사실 어린 손자들 눈높이 맞추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런 데를 찾아다니면서 다시 육아 공부를 시작하는 겁니다.
자식들 다 키워 놨는데, 황혼기에 다시 육아에 발이 묶이는 거죠.
여성이 일하는 사회를 위해 또 다른 여성이 희생해야만 하는 현실, 결국 엄마, 그 엄마의 엄마가 모든 걸 떠안아야 하는 문제는 누구의 책임일까요?
언제까지나 누군가의 고통과 희생을 전제로 한 육아 환경이 지속될 수는 없을 겁니다.
더 이상 출산과 육아를 각 가정의 책임으로 떠넘겨서는 안 되겠습니다.

 

입력시간 2011.08.29 (09:03)  최종수정 2011.08.30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