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 權 千 鶴
나는 오늘 혁명을 앓고 있다
짐을 싸는 내내 허리가 몹시 아프다 이사가 쉽지 않은 일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매일 쓸고 닦는 현관의 못 하나가 천정에 매달려있는 전등 한 개가 딴지를 걸어올 때도 있는데, 터전을 옮기는 일이 어디 쉬우랴 보따리들의 무게만으로도 지칠 일이지만 구석구석 먼지를 들춰내는 일이 무심할 리 없다 혁명은 또 다른 혁명으로 이어지는 것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보편적 이치 아득하게 오래 전 직립보행의 혁명이 이루어졌을 때, 터전을 옮기는 일에, 척추가 무너지리라는 것은 이미 예고된 혁명이다
나는 오늘 오래전에 일으킨 반란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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