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 權 千 鶴
색깔로만 남는 일은 더 생각해야 할 일
알고 있었지 생나무 가지 위 거만한 목덜미 다스리던 시절에도 때가 되면 피고 지고 때가 되면 떠나리라는 것을
헛된 나뭇잎 지우고 맨몸으로 한 발짝 물러서서 꿈의 상의를 벗어버리면 빛 아닌 게 없거늘
나즉히 그늘로 밀려나 모세관을 적시는 물기를 털어 내고 온몸을 채우던 풋풋한 향기마저 걷고 시름에 절던 몸을 말려 한 생애쯤 제쳐놓으면 돌아가 머물 마지막 의미로 살아남는 마른 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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