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보

많이 씹을수록 똑똑해 진다

천마리학 2012. 3. 12. 13:02

[전문의 광장] 많이 씹을수록 똑똑해 진다

어릴적 올바른 식습관이 두뇌발달 촉진
침분비 많아져 노화지연·치매예방 효과


최근 자녀에 대학 교육 열기가 높아지면서 아이들의 뇌를 발달시키기 위한 각종 학습관련 상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고 하여 심지어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유아 시기까지를 위한 비디오, 책, CD 등도 범람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손쉽고 평생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자녀의 식사생활습관 방법에 대해서는 모두들 무관심한 듯하다.

인간은 저작, 즉 씹는 행위를 통해 이를 많이 이용하면서 뇌가 커지고 진화하게 됐다. 400만년 전 인류가 직립할 때 뇌의 무게는 고작 400g 밖에 안됐다. 이때는 직립보행만을 했을 뿐 씹지도 않았고 말도 제대로 못했다. 이후 300만년간 뇌의 크기가 거의 변하지를 않았다가 100만년 전 비로소 인류는 불을 이용해 화식을 시작하게 되었고, 단 30만년 만에 뇌가 1000g으로 무려 세 배 가까이 커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까지는 소리만 지를 줄 알았는데 이후 점차 언어가 발달하게 되었다. 씹는 것에 의한 엄청난 변화였던 것이다. 이것이 점차 커져 현재는 남자가 1400g, 여자가 1200g의 뇌를 소유하고 있다.

씹는 행위는 기계적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은 포유류에만 있는 고도의 기능이다. 예를 들어 가장 커다란 입을 가졌다는 악어는 제 아무리 큰 입을 가지고 있어도 씹지를 못한다. 하등 척추동물에 이르면 침샘에 해당하는 기관조차 없다. 사람이 고도의 뇌 기능을 유지하게 된 것이 씹는 일을 통해 뇌를 자극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 실험상 틀니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뇌 혈류량 보다 틀니를 하고 껌을 씹었을 때의 뇌 혈류량이 무려 7배가 넘는다는 보고가 있다. 즉 무엇인가를 씹으면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돼 뇌세포의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라 하겠다.

책이나 CD 등 교육교재를 통해 들어오는 자극 정보는 뇌가 발달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이것만으로 뇌가 충분히 발달하는 것은 아니다.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꼭꼭 씹는 훈련을 어릴 적부터 해야 한다. 책을 사주는 것도 좋지만 어쩌면 식습관을 바로 길러 주는 것이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첫 걸음인지 모른다.

▲ 뇌기능은 씹는 행위를 통해 발달하므로 어린시절에는 꼭꼭 씹어먹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전재홍기자
꼭꼭 씹는 습관이 미치는 좋은 영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뇌의 발달에 도움을 주고 치매를 예방한다. 뇌의 주요 부위인 해마부위가 활성화되어 뇌가 발달하는데 도움을 준다.

둘째, 침의 분비가 많아져 노화를 지연시킨다. 침에는 파로틴이라는 노화방지 물질이 있다.

셋째, 인체의 산성화를 예방한다. 침은 약 알칼리성으로 인체가 산화되는 것을 방지한다.

넷째, 포만감을 높여 비만을 예방한다. 침은 하루에 약 1?리터 정도가 분비되며 많이 씹을수록 더 많이 나온다.

다섯째, 위산분비를 촉진하여 소화기능을 도와준다. 침에는 아밀라아제라는 소화효소가 있어 탄수화물의 소화를 돕는다.

여섯째, 씹을 때에 뇌로 좋은 정보가 전달된다. 식사 때 적어도 30~50회 정도 꼭꼭 씹는 것만으로도 뇌에 좋은 자극이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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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승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