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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신춘문예 심사평

천마리학 2022. 1. 21. 02:09

2022 신춘문예 시 심사평

입선---'변덕' (안순화)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13 Jan 2022 03:31 PM

 

 

 

 

 

심사평: 심사위원 권천학

신춘(新春)!
새봄의 문을 여는 손길이 설렌다.
해가 바뀌면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사람이 시인, 시라고 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서 봄의 소리를 감지하는 시인의 귀, 올해에도 어김없이 봄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마음이 두근거렸다.
일곱 명이 응모해왔다. 그 중에서 2명이 응모요령을 충족하지 못해서 탈락되었고, 결국 심사대상이 된 것은 총 26편이었다.
신춘문예를 심사할 때마다 그래왔듯이, 단 한 명이라도 건져 올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
잠시 멈추고 다시 생각하기를 반복하며 숙고했다. 그 결과 ‘변덕’ 한 편을 입선으로 골랐다.
총평으로 두 가지 점을 지적한다.
첫째는 기본 맞춤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응모인원이나 응모편수는 예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띄어쓰기, 단어의 선택, 단어의 정확도 등의 기본맞춤법이 바르지 못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글을 올바르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시를 쓰려면 더욱 그래야 한다. 이번 응모자 대부분이 기본 맞춤법에 허약하여 매우 아쉬웠다.
둘째로는 시는 풀어쓰는 설명이 아니라 묘사다.
이것은 매번 강조하는 말이기도 한데, 그만큼 중요한 시의 이론(理論)이기 때문이다.
응축과 함축, 또는 비유와 상징으로 대변하는 것이 시(詩)라는 점, 이번 응모자뿐만이 아니라 시를 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귀띔이다.
이것으로 새봄의 문을 열었고 새 손님을 맞이했다. 새로 오는 사람이나, 맞이하는 사람, 그리고 지켜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축하와 응원이 함께하기를 빈다.
코로나로 지쳐있는 세상에게 위로가 될 한 편의 시를 위하여 함께 정진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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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코알라라 말하면
코끼리가 되어 있고

고등어라 말하면
고래가 되어 있는

뭉게구름 너는
내 마음을 옮겨 놓았구나

 

안순화
대구 출생. 공무원 재직 중. 

 

소감: 
올해 봄 우연히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를 쓰는 일은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밤하늘 별들은 밤과 낮을 넘나들었고, 하늘과 땅의 경계선을 무너뜨렸고, 마음과 가슴속으로 거침없이 쏟아졌습니다. 마음속에 점 하나 찍어 놓고 다시 밤하늘로 돌아가는 별들. 시는 참으로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점 하나에 몇 날 며칠 밤을 뒤척였고 그 점 하나로 수많은 별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시를 통해 위로 받을 수 있었고
시를 통해 고요히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시를 통해 어렴풋이 나와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가 되어준 시가 고맙고
아직 영글지 못한 저의 시에 귀 기울여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