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보

청소년 위한 에세이집 낸 최재천 교수

천마리학 2011. 8. 6. 19:40

 

 

 

청소년 위한 에세이집 낸 최재천 교수

  • 입력 : 2011.08.06 03:02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이은규 인턴기자 (강원대 법학 4년)

"인생은 생각보다도 길더군요 방황하세요… 마음껏, 아름답게"

"서울대 출신에 하버드 박사, 세계적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 서울대 교수, 이화여대 석좌교수…. 이런 이력 덕인지 외국 학자들까지 저에게 '페디그리(pedigree· 족보)'가 정말 좋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재수하고도 의예과에 떨어져 존재조차 몰랐던 동물학과에 2지망으로 들어간 것을 포함해 나름대로 여러 번 좌절을 딛고 일어선 경우입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의 지식인 최재천(57)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청소년·청년을 대상으로 경험과 지적 편력을 자서전식으로 서술한 '과학자의 서재'(명진출판)를 펴냈다. 서울에 살면서 늘 고향 강릉을 그리워했던 유년기, 학업보다는 문학과 미술에 심취했던 청소년기, 뒤늦게 생물학에 매력을 느끼고 공부에 매진해 국제적 과학자로 성장한 청·장년기의 모습이 연대기적으로 소개돼 있다.

"요즘 청소년의 부자(父子) 갈등을 나만큼 잘 이해할 사람도 드물 겁니다. 육사 출신인 부친은 무척 엄하고 가부장적이셨지요.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명문 중학교 입학에 실패하면 너랑 나는 집에서 쫓겨날 각오를 해야 한다'고 경고할 정도였으니까요." 4형제의 맏이인 그가 과묵한 부친으로부터 가장 자주 들은 말은 '그게 장부(丈夫)로 태어나 한평생 할 만한 일이더냐?'였다. 미대에 진학해 조각가가 되거나, 경복중 백일장 장원 출신답게 시인을 꿈꿨으나 부친은 "장남으로서 법대에 진학해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요지부동이었다. "나의 자유분방함을 너무 억눌렀던 아버지라 당시엔 정말 싫었지요. 나이 들어 돌이켜보면 아버지의 흔들림 없는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면 세상 여기저기를 떠도는 기인(奇人)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 교수는 "인생은 보기보다 길더라"며 "학교 성적 좀 망가져도 내면의 욕구에 충실한 아름다운 방황을 적극적으로 해보라. 대신 방탕은 절대 안 된다"고 청소년에게 조언했다. 또 "대한민국 부모로서 가장 잘하는 일은 아이에게서 완벽하게 손 떼는 일"이라면서 "아이들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내가 열심히 키운 아이의 현명함을 믿고 전폭 지지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