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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상식-10%?,측두엽,건망증과 치매,뇌를 위한 10분의 기적,시간의 순서

천마리학 2011. 4. 29. 13:01

 

 

 
[오늘의 두뇌상식] 인간은 평생동안 뇌의 10%만을 사용? 

오늘의 두뇌상식 - 1

2011년 04월 28일 (목) 06:49    

21세기는 뇌의 시대! '오늘의 두뇌상식' 연재를 통해 알면 지식이 되고 재미있는 혹은 평소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을 통해, 몸과 마음의 총사령탑인 뇌를 제대로 알고, 이해해보기로 한다.

# 뇌는 평생 10%정도의 기능만을 사용한다?

뇌에 관한 정보 중 가장 잘못 알려진 상식이다. 물론 정답은 ‘NO’. 반대로 이야기 하면, 뇌의 10%만 사용한다면 나머지 90%는 쓸모 없는 기관이라는 반증을 할 수 있는데 뇌의 90%를 잃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역사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사람들은 뇌의 거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뇌는 몸무게의 2%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사용하는 산소와 에너지의 양은 몸 전체의 20%에 달한다. 그만큼 몸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뇌를 10%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진화론 적인 관점에서도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이 잘못된 상식은 사용할수록 무한하게 향상되는 뇌의 능력과 가능성에서 비롯된 오해다. 신경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의 각 영역은 특정한 역할을 분담하고 있으며 상황에 소통을 통해 유기적인 활동으로 필요한 능력을 끌어낸다고 한다.

글. 조채영 chaengi@brainworld.com

 

 

 
듣는 뇌, 측두엽 브레인 Vol. 27

뇌 들여다보기

2011년 04월 20일 (수) 03:18    

측두엽 Temporal Lobe

측두엽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측두골(관자놀이뼈)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측두에 해당하는 용어 ‘Temporal’은 라틴어 ‘Tempus’에서 온 말로 ‘Time(시간)’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관자놀이 부근의 머리카락이 가장 먼저 회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붙여진 용어다. 

측두엽을 대표하는 기능은 청각정보 처리다. 청각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이 측두엽에 있고, 이 영역에 손상이 생기면 귓속의 청각기관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청각정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경적소리를 들으면 뭔가 소리가 났다는 사실은 아는데, 그것이 경적소리라는 것을 인식하지는 못한다. 어떤 경우에는 음악을 들으면서 멜로디 같은 특정 요소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도 있다.

측두엽은 시각정보 처리에도 관여한다. 측두엽의 아랫부분이 손상되면 의자 같은 일반적인 물체들을 인식하는 데 결함이 생기고, 특정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후두엽의 시각피질에서 나가는 시각정보는 두 갈래로 나뉘는데, 하나는 두정엽으로 가고, 다른 하나는 측두엽 쪽으로 나간다.

두정엽의 시각정보 처리 시스템은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where’ system)을 하고, 측두엽의 시각정보 처리 시스템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기능(‘what’ system)을 한다.

따라서 측두엽에 문제가 생기면 사물이나 사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기억작용에도 측두엽이 일정 부분 관여한다. 기억기능을 담당하는 해마가 측두엽 바로 안쪽에 자리해 있어 기억 형성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장기기억은 측두엽 신피질(Temporal neocortex)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뇌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실험을 통해 뇌의 운동피질과 감각피질에서의 신체지도를 완성한 와일더 펜필드Wilder Penfield는 측두엽이 전기자극에 대해 뇌의 다른 부위보다 복합적인 감각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펜필드의 환자들은 측두엽에 전기자극을 받는 동안 특정한 과거의 경험이 되살아나거나 환각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경험했다. 이는 측두엽에서 일어나는 간질 발작이 복합적인 감각, 행동, 기억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보고와 일치한다.


폴란드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쇼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 미국의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 러시아의 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는 모두 공통적으로 측두엽 간질을 앓았을 것이라는 연구보고가 있다.

쇼팽의 예를 들면, 그는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갑자기 유령 같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튀어나와 자기를 방에서 내쫓았다는 얘기를 편지 기록으로 남겼다.


측두엽 간질 환자들은 특히 종교적 언어와 상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이 같은 보고는 측두엽이 영적 체험에 긴밀하게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청각피질 Auditory Cortex



귀 안쪽에 있는 측두엽에는 청각피질이 자리하고 있다. 소리는 공기압에 의해 생기는 파장이며, 이 음파의 물리적인 힘은 귀의 고막과 뼈에 진동을 일으킨다. 이 진동은 귀의 와우관 내부의 액체에 압력파를 생성하고, 압력파는 와우관의 유모세포에 의해 신경신호로 바뀐다.

시각, 후각, 촉각 정보는 몸에서 감각이 들어온 쪽과 반대편 뇌반구로 들어가는데, 청각정보는 한쪽 귀로 들어온 정보가 좌뇌와 우뇌로 모두 들어간다.

귀로 들어온 소리가 청각신경인 유모세포에서 신경신호로 바뀐 다음 연수의 와우핵(cochlear nucleus)에 이르면 좌뇌와 우뇌의 상올리브핵으로 가서 하구로 연결된다.

이후 시상의 내측슬상핵(medial geniculate of thalamus)으로 보내진 청각정보는 마침내 일차 청각피질(primary auditory cortex)과 그 주변부인 이차 청각피질(secondary auditory cortex)에 도달하게 된다.


일차 청각피질은 소리의 주파수 대역에 따라 반응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주파수가 낮은 소리(저음)는 일차 청각피질의 앞쪽과 옆면에서 처리되고, 주파수가 높은 소리(고음)는 피질의 뒤쪽과 중앙에서 처리된다.


베르니케 영역과 브로카 영역 Wernicke’s area, Broca’s area


1863년 프랑스의 외과의사인 폴 브로카는 대뇌 좌반구의 전두엽이 손상돼 말을 하지 못하는 언어장애가 생긴 여덟 가지 사례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그가 발견한 뇌의 언어중추는 그의 이름을 따 ‘브로카’라고 명명되었다.

브로카는 ‘말하기’ 기능을 수행하는 영역이다. 전두엽의 운동피질에서 입과 입술을 조절하는 영역과 인접해 있어서 브로카 영역이 손상되면 말을 알아듣거나 읽을 수는 있지만 말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브로카 실어증’이 나타난다. 

1874년 독일의 신경병리학자인 칼 베르니케는 브로카 영역과는 다른 대뇌 좌반구의 손상에 의해 정상 언어기능에 장애가 생긴 사례를 발표했다. 대뇌의 측두엽 상부 표면에 위치하는 베르니케 영역은 청각피질 바로 뒤쪽에 위치한다.

베르니케는 ‘알아듣기’ 기능을 수행하는 영역이다. 베르니케 영역에 문제가 생기면 ‘베르니케 실어증’이 나타난다. 얼핏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 내용이 이치에 맞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브로카의 연구 발표 이후, 언어기능에서 좌반구의 역할이 너무 강조되어 좌반구를 언어 반구라고까지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의 연구보고들에 따르면 우반구도 언어처리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말의 어조와 시간을 지각하는 감각은 말의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우반구에 의해 수행된다.

우반구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 추론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이 이야기의 주제를 추출하는 기능에 관여한다. 좌반구에 비해 우반구는 광범위한 의미 연합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언어의 은유 기법을 이해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왼쪽 뇌에 손상을 입은 경우이고, 음악에 감응하지 못하는 것은 오른쪽 뇌가 손상된 경우이다.

왼쪽 뇌가 손상되어 언어기능을 잃은 사람이라도 대개 노래는 부를 수 있다. 오른쪽 뇌가 손상돼 음악상실증에 걸린 한 음악 교수는 왼쪽 뇌가 온전하고 지적 능력에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강의를 계속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지휘도 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음악을 들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고, 지휘를 할 때에도 이전처럼 열정에 휩싸이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음악상실증 환자는 ‘볼레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을 작곡한 음악가 모리스 라벨이다. 그는 52세가 되던 해부터 서서히 음악상실증이 나타났고, 5년 뒤에는 교통사고로 뇌를 다치면서 베르니케 실어증까지 나타났다.

음악상실증도 베르니케 실어증도 기억을 훼손시키지는 않으므로 그는 여전히 자신이 예전에 만든 곡을 연주하거나 따라 부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느끼는 감각이 없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곡을 만들지는 못했다. 

글·강윤정 chiw55@brainmedia.co.kr |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도움받은 책 ·《의학신경해부학》 이원택 외, 《인지신경과학과 신경심리학》
마리 배니치

 

 

 
건망증, 정말 괜찮은 걸까?

건망증 증상 및 예방법

2011년 03월 09일 (수) 08:47    

 

직장인 김씨는 어느 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냉장고에서 꺼내려고 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아 가만히 서 있었던 적이 있었다. 전화 통화를 하며 길을 걸어가던 중, 지나가던 사람이 핸드폰을 꺼내 드는 것을 보고는 자신도 핸드폰을 찾기 위해 가방을 열어 보기도 하였고, 또 약속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약속 장소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친구가 화난 목소리로 전화를 해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처음에야 한두 번은 웃고 넘어가지만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기 시작하면 나 혹시 치매 전초 증상 아냐?’라며 슬금슬금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난 아직 젊으니까라며 쿨하게 웃기엔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너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영화 속에서야 잘생긴 정우성과 아름다운 손예진이 로맨틱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 과연 내 머리 속은 괜찮은 걸까?

 

 

건망증과 초기 치매 증상의 차이

 

자꾸만 깜빡거리는 기억력 때문에 걱정이 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건망증과 초기 치매 증상은 명백하게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건망증은 기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떠올리기 어려운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상황을 되짚어 가며 생각하면 다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기억을 뇌 속에 저장할 때, 얼마나 집중을 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하지만 초기 치매 증상일 경우, 원래의 기억 자체를 떠올릴 수가 없다. 기억을 저장할 당시 집중력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을 잃거나 자신의 배우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등의 인지 장애의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뇌의 행동 억제 능력이 약화되기 때문에공공장소에서 일반적으로는 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일상 속, 건망증 예방법!

 

하지만 단순한 건망증이라도 그냥 넘어가기 불안하다면 건망증을 미리미리 예방을 해두자. 건망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뇌에 혈액과 산소를 원활히 공급해 주어야 한다. 과음과 흡연은 뇌로 가는 산소를 막고 뇌세포를 손상시키므로 피해야 하고, 스트레스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활성산소도 뇌의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인지능력을 감소시키는 주범이므로 항산화물질을 포함한 음식 등을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에 한두 잔의 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특히 녹차는 심장 건강에 좋고, 항산화물질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건망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뇌를 단련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뇌는 다행히도 쓸수록 발달된다. 좋은 책을 읽고 생각을 깊이 하거나, 구구단을 외우는 것도 뇌를 훈련하는 한 방법이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훈련을 해 보자. 건망증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글, 그림. 김효정 manacula@brainworld.com

 

 

 
지퍼 연 채 나오면 건망증, 닫은 채 일보면 치매? 브레인 Vol. 18

+ 브레인 토크

2009년 12월 16일 (수) 11:48    

 


세상이 온통 인터넷 바람으로 난리다. 초록별 지구촌 전체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한순간도 쉬지 않고 들썩인다. 이처럼 손쉽게 세계화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말할 것도 없이 ‘컴퓨터의 발전’ 덕분이다. 그 신기하고 오묘한 재간 덩어리가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를 하더니 이제는 판단하고 생각하며 거의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나게 업그레이드한 컴퓨터라 하더라도 그 작동 원리는 의외로 단순해 각종 정보의 ‘입력-저장-재생’ 이 세 단계를 반복하는 것뿐이라고 할 수 있다.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제공받기 위해서는 이 세 단계 중 어느 하나라도 잘못 되어서는 안 된다. 입력되는 정보가 처음부터 빈약하고 결점 투성이인 경우도 있고 애써 입력한 정보가 바이러스 침투나 물리적 손상으로 없어질 수도 있다. 또한 어느 위치에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지 몰라 찾아 헤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세 단계의 과정은 사람의 기억 형성 과정과 놀랄 정도로 동일한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가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

일반적으로 기억 형성 과정은 대뇌 안의 ‘변연계(Limbic System)’라 불리는 구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해마(Hippocampus)라는 부위는 컴퓨터의 캐시 메모리 Cash Memory 영역처럼 잠시 동안만 빠르게 기억을 등록시켜 입력된 주소를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 잠시 머무는 기억을 ‘초단기 기억’이라 부른다.

이보다 좀 더 오랫동안 작업을 해야 하는 정보들은 변연계 주변 장소에 일단 저장하게 되는데 이를 ‘중단기 기억’이라 한다. 이는 컴퓨터의 램 메모리 Ram Memory와 같은 것이다. 모든 작업이 완료되면 그 결과를 하드 디스크나 저장용 USB에 파일 형태로 보관하는 것처럼 장기 보관이 필요한 기억들은 대뇌의 여러 기억 창고로 분산해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한 기억들을 우리는 필요할 때마다 불러내 재생하여 활용하는데 이를 ‘장기 기억’이라 부른다.

어떤가? 놀랄 만큼 컴퓨터의 작동 원리와 일치하지 않는가! 따라서 기억에 문제를 보이는 어떤 질환도 이 세 단계의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치료 방향도 선택할 수 있다. 컴퓨터의 램을 확장하거나 하드 디스크 수리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기억력을 관리하라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기억력 장애는 뇌세포가 점차 감소되어 나타나는 노인성 건망증과 소위 치매 증상이다. 이는 중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과정과 장기 기억을 재생하는 과정에 장애가 일어난 것이다. 치료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램이나 하드 디스크 부품 교환하듯이 뇌를 교환할 수는 없지 않은가.

또 하나 흔히 접하는 경우가 이른바 ‘주부 건망증’이다. 아침 TV 프로그램에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인데, 엄격히 말하면 이를 기억력 장애로 볼 수는 없다. 왜 ‘주부 치매’나 ‘주부 기억력 장애’가 아닌 ‘주부 건망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는가. 호소하는 얘기들을 들어보자. “전화기를 한참 찾는데 냉장고에서 나오잖아요”, “자동차 키를 꽂고 문을 닫았어요”, “ 가스레인지 불을 안 끄고 나와 큰일 날 뻔했어요”, “오긴 왔는데 뭘 하러 여길 왔는지 모를 때가 있어요” 등등 내용이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근본적인 문제는 그 당시 상황의 내용이 손상된 것이 아니고 그 내용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기억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뭔가 ‘힌트’가 될 만한 것을 보거나 듣게 되면 “맞아! 그랬지” 하면서 당시 상황을 파노라마처럼 좍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건망증은 기억 장애와 구분된다. 건망증은 치매처럼 뇌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이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의 집중력 정도에 따라 증세가 좌우된다.

시험 때 불안하고 산만한 마음으로 한두 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평온한 상태에서 10분이라도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성적을 낸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또한 뇌파 검사에서도 알파파 상태가 베타파 상태보다 집중력이 높아지므로 암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 따라서 건망증은 적절한 노력을 기울이면 상당히 개선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예방법도 알려져 있다.
 

1.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우울, 불면증을 경계하라. 이는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여유를 갖도록 노력하자.

2.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방해하지 말라.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고 흡연, 탁한 공기를 피하자.

3.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골고루 섭취하라. 특히 비타민 C와 E, 미네랄과 신선한 야채, 과일을 즐기자.

4. 과음은 삼가자. 알코올 중독 상태가 아니더라도 양주 세 잔 이상은 뇌세포를 매우 힘겹게 한다.

5. 머리에 물리적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특히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충격은 불안 장애와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 상습적인 구타도 마찬가지다.

6. 폐경기 여성이라면 호르몬 치료 상담을 받아 보기를 권한다. 폐경기의 호르몬 치료는 골다공증뿐 아니라 치매 위험률을 줄인다는 보고들이 있다.

7. 정신 활동을 꾸준하고 활발하게 하자. 고스톱이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한동안 노인정마다 법석이었는데, 책을 읽거나, 숫자 100에서 7을 반복적으로 빼가는 연습 등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찾아 꾸준히 뇌의 정신 기능을 활성화 하자.

글·조태영 연세신경과 원장, 신경과 전문의
 

 

 

 
하루 10분의 기적, 휴식이 뇌를 깨운다

10분의 명상, 세라토닌의 증가를 불러와

2011년 01월 29일 (토) 11:28    

최근 국제 의학계에서는 뇌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바로 기억력 향상을 원한다면 뇌를 쉬어 주라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뇌를 잘 쉬게 해 줄 수 있을까?

우리의 뇌는 수십 가지가 넘는 신경 전달 물질을 분비한다. 그 중 세라토닌은 기분을 좋게 하고, 안정감과 활력, 행복한 느낌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이 세라토닌은 주의 집중 및 기억력을 향상시켜 업무 능률을 올리는 데, 적절한 휴식과 명상이 이 세라토닌을 가장 많이 분비시킨다. 

세라토닌은 상대적 기쁨이 아닌, 절대적 만족감을 준다. 누구를 이기거나 소유를 해서 오는 만족감이 아니라 홀로 내면이 평화로운 상태이다. 그럼, 이 세라토닌을 증가 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10분의 명상과 휴식 즉, 뇌를 쉬어 주는 것.

<10분 휴식을 주는 명상>

1. 허리를 바로 세우고, 팔을 편안히 늘어뜨려 양손을 다리 위에 얹습니다.

2. 눈을 지그시 감은 상태에서 손에 의식을 집중합니다. 손에서 코끝으로, 코끝에서 콧구멍으로 의식을 이동합니다. 코로 숨을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가만히 느낍니다. 피부와 공기의 미미한 마찰을 느끼는 사이 집중이 더욱 깊어집니다.

3. 그 상태에서 혀끝을 윗니쪽 입천장에 붙입니다.

4. 그렇게 5분쯤 지나면 입안에 맑은 침이 고입니다. 침이 나오는 것은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 있다는 신호입니다. 불안하고 긴장하면 침이 바짝 마릅니다.

5. 가슴이 답답하거나 화가 날 때는 입을 조금 벌린 상태로 숨을 내쉽니다. 턱에 힘을 빼면 아랫입술이 벌어집니다. 내쉬는 숨소리는 '하~' 하고 나도록 합니다. 가슴 저 아래쪽에서부터 훑으면서 올라오는 소리입니다. 들숨은 입을 벌린 상태에서 코로 들어오게 합니다. '하~' 내쉬는 숨을 천천히 수십 번 계속 하면 가슴이 풀리면서 좀더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글. 조채영 객원기자

 

 

 
나를 찾는 기억, 시간의 순서 속에서 브레인 Vol.7

생활 속 뇌

2008년 04월 09일 (수) 03:26    

너른 하늘 위로 해가 뜨고 지며 달이 차고 기울었던 자연의 흐름, 인간은 그 흐름을 시간 안에 담고 모든 것에 순서라는 이름표를 붙였다. 시간의 순서는 과거의 일들을 나란히 세워 오늘로 다다른다. 우리의 일상 또한 순서의 연속이다. 라면 하나를 끓이더라도 시간에 따른 조리 순서가 있고, 단순한 수학 문제에도 빠른 시간 내에 정답이 나올 수 있는 공식의 순서가 있다.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우리 뇌 또한 시간과 순서를 기억하기 위해 분주하다. 시간의 흐름을 기억하고 정돈된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뇌의 기억 저장소 문을 두드려본다. 



일상의 정리정돈은 시간과 순서의 인식에서부터

남편은 오늘도 원고 마감이라며 한아름의 책과 종이 뭉치를 들고 집에 들어왔다. 밤을 새워서라도 다 끝내겠노라고 큰소리쳤지만 일은 몇 시간째 제자리다. 홍수에 젖은 책 말리듯 온 집 안에 책을 펼쳐놓고 어느 것부터 해야 할지 허둥지둥, 옆에서 보는 내가 다 불안하다. 한때는 잘나가는 자유기고가였던 남편은 마감 일정을 잘 지키지 못해 지금은 고정된 코너가 거의 없다. 쉬는 날이면 집 안일을 곧잘 도와주는 남편은 이상하게도 순서대로 해야 할 일 앞에서는 어느 것부터 해야 할지 몰라 뒤죽박죽이다. 다른 부분에서는 나무랄 것 없는 사람인데 왜 유독 시간이나 순서가 정해진 일들에는 난감해할까? 

우리는 매순간 정보와 만난다. 새로운 정보를 만나기도 하고, 과거의 정보를 꺼내서 만나기도 한다. 다양한 정보만큼 많은 방식으로 우리는 그 정보들을 인식한다. 영화를 볼 때는 줄거리를 순차적으로 받아들이고, 지하철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의 얼굴은 여러 부분을 한꺼번에 인식하기도 한다. 또한 일정한 순서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들도 있다. ‘전화번호 외우기’, ‘하루 일과표 수행하기’등이 그것이다. 한편 ‘10년 전 중학교 졸업식’과 같이 과거의 정보에 시간이란 더듬이를 세워야 재생되는 것들도 있다. 이렇게 많은 정보 중에서 시간이나 순서와 관련된 정보는 생활의 연속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모든 것에 주어진 시간이 존재하는 우리의 일상, 이런 흐름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순서를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억의 흐름으로 따라가보는 시간의 흐름

이해력, 적응력, 판단력과 같은 인간의 지적 활동의 기본이 되는 기억, 우리는 기억을 통해 뇌에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한다. 정보는 시간이 지났다 해도 계속 유지되고 필요로 할 때 다시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억이 외부의 세상을 담는 과정을 먼저 살펴보자. 정보는 먼저 오감을 통해 들어온다. 그 정보는 측두엽(후내피질)으로 보내지는데, 바로 이 과정으로 인해 우리는 사물을 인지할 수 있다. 인지된 정보는 계속해서 해마로 보내진다. 해마로 들어온 정보는 해마지각 일주를 하는 동안 적절한 형태로 통합되거나 소거된다. 이 같은 정리 과정을 거친 정보는 다시 대뇌피질의 측두엽으로 돌아간다.

기억은 보존되는 기간에 따라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분류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시간 및 순서를 관여하는 기억을 살펴볼 수 있다. 단기기억은 일시적으로 정보를 저장하여 다음의 일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기억의 용도로, 그 용량은 숫자 7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적은 용량의 단기기억에도 전화번호나 주민등록번호 등 순서를 따라야 하는 정보들이 들어온다. 이때 특정 순서의 정보를 제대로 기억 못하거나, 순서를 따라야 하는 순간에 모든 것이 헝클어져버리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단기기억의 용량을 초과하는 정보를 그 용량에 맞게 재구성하지 못해 일어나기도 한다.

먼 과거의 나도 잊지 않는 기억의 순정

비교적 길게 기억하는 장기기억 중에서 시간이나 순서와 관련된 기억으로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과 일화적 기억episodic memory이 있다. 절차적 기억은  ‘자전거 타는 방법’, ‘신발 끈 매기’와 같이 순서를 가진 정보를 기억하는 것으로, 피각이나 소뇌에 그 정보들이 보존된다. 이곳에서는 여러 일들을 처리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기억했다가 나중에 회상할 수 있게 하는데, 주로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순서에 맞게 기억된다. 서술기억의 하나인 일화적 기억은 과거의 특정 사건이나 개인적인 경험의 기억이다. ‘지난달 소개팅에서 누구를 만나서 몇 시에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와 같은 기억이 그것이다. 해마가 기호화하여 피질에 축적하는 일화적 기억은 전두엽의 피질 활동에 의해 살아난다. 일화적 기억에서 해마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해마를 드러낸 수술을 받은 사람은 전날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했으며, 과거의 일화적 기억에도 장애가 발생했다고 한다.

학습의 효율을 높이거나 또는 업무를 체계적으로 진행해나가기 위해서는, 뇌에 순차적인 기억을 담당하는 곳의 시냅스를 연결하고 강화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마감 계획표를 세워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감각의 도구를 사용하여 기억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정보가 적당히 들어올 수 있도록 정보의 속도를 조절하며, 욕심을 버리고 불필요한 정보는 과감히 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누군가에게 잊혀진다는 것만큼 슬픈 건 없다. 하지만 뇌는 오늘도 뇌 안에 있는 시간 속 나를 잊지 않기 위해 변함없이 순정을 바치고 있으니 뇌를 가진 그대여, 슬퍼하지도 외로워하지도 말지어다.  

글·박영선 pysun@brainmedia.co.kr│일러스트·이부영